안중근 의사의 호칭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예비역 준장인 표명렬 평화재향군인회 상임대표는 25일 평군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안 의사는 거사 직후 '나는 대한민국 참모중장이다'고 당당히 밝혔고 뤼순(旅順) 법정에서도 '대한의군 참모중장의 자격으로 조국의 독립전쟁 중에 적장을 사살했노라'고 외쳤다"며 "그의 의거는 투철한 군인 정신의 발로였음에도 광복된 조국이 그를 군인으로 인정하지 않은 것은 친일 세력들이 온통 군을 장악하고 있어 자랑스런 국군사가 실종됐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표 대표는 26일 경기 안성시 미리내 성지에서 열리는 안중근 토마스 장군 순국 100주기 추념식에 참석해 이 같은 내용의 축사를 할 예정이다. 이 행사는 그를 의사가 아닌 장군으로 호칭해 열리는 최초의 공식 행사다.
육군은 이날 충남 계룡대 육군본부에서 안중근장군실로 명명한 지휘부회의실을 개관했다. 안 의사의 유품과 일대기를 전시한 회의실은 안 의사의 군인 정신을 널리 확산시키기 위해 육군의 안보 현장 견학 코스로 개방할 예정이다. 육군과 달리 국방부는 아직 안 의사의 호칭 변경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태며, 국가보훈처는 의사 호칭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한편 외교통상부는 최근 일본 정부에 안 의사 유해 발굴 사업에 협조해 줄 것을 공식 요청했다고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유명환 장관이 지난달 한일외교장관회담에서 유해 발굴 협조를 요청했고 이후 외교 채널로도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에 일본 측은 "알아보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 시민단체, 명성황후 시해 칼 환수운동
혜문스님 등 종교계와 시민단체는 안 의사 순국 100주년인 26일 히젠토(肥前刀·사진)환수위원회를 출범, 반환촉구운동을 펴기로 해 결과가 주목된다. 히젠토는 일제가 명성황후 시해에 사용한 칼로 안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저격한 뒤 15가지 이유 중 첫 번째로 언급한 '남의 나라 황후를 살해한 죄'와 연관이 깊다. 현재 일본 후쿠오카(福岡)에 있는 구시다(櫛田)신사에 보관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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