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ㆍ2 지방선거를 앞둔 민주당이 냉탕과 온탕을 오가고 있다. 수도권 광역단체장 후보 경선을 두고는 내부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아 당 지도부가 골머리를 앓는 반면, 서울 기초단체장 선거의 경우 지원자가 몰리면서 당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먼저 서울시장 후보를 놓고 민주당은 다음달 9일 한명숙 전 총리 재판 결과만 지켜보는 상태다. 그러다보니 4명의 후보가 선거전에 돌입, 각축을 벌이고 있는 한나라당에 비해 여론전에서 불리한 처지다.
당 지도부는 한 전 총리를 민주당 및 야권 단일 후보로 추대, 상처 없이 본선에 내보내고 싶어 하지만, 선거를 오래 전부터 준비해온 김성순 의원과 이계안 전 의원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이 의원 측은 "지난 5일 중앙당이 후보 등록을 받겠다고 공고해놓고 며칠 뒤 일방적으로 후보 등록 일정을 취소했다"면서 "이는 사실상 경선을 안 하겠다는 뜻이 아니냐"고 따졌다.
인천시장도 송영길 최고위원 전략공천론에 다른 예비후보들이 항의 성명을 내는 등 시끌시끌하다. 경선전에 뛰어든 김교흥 문병호 유필우 이기문 전 의원은 25일 "전략공천이나 여론조사에 입각한 후보 선출은 민주당을 죽이는 행위"라며 "당 지도부의 독단과 전횡을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경기지사 역시 후보자인 김진표 이종걸 의원 간 경선 룰 공방에 이어 국민참여당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의 후보단일화를 둘러싼 신경전이 골칫거리다. 김 의원은 "민주당과 참여당이 합당한 뒤 후보 단일화를 하자"고 밝혔지만 유 전 장관은 "그냥 웃겠다. 소이부답(笑而不答)이다"라고 일축했다.
수도권 광역단체장은 문제가 꼬이고 있지만, 서울 기초단체장은 상황이 다르다. 4년전 선거에 비해 지원자들이 크게 늘어나 당에 희망을 주고 있다.
서울 25개 구청장 후보에 모두 152명이 지원, 6.1대1의 경쟁률을 보였고, 이들 가운데 115명이 경선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2006년 여당이었던 전신 열린우리당 시절 경쟁률이 3.4대1이었던 것에 비하면 거의 두 배 가까이 지원자가 몰린 것이다. 이중 관악구청장에는 12명이 공천 신청에 나서 당내 최고 인기구가 됐다.
당 관계자는 "지원자가 4년 전 선거에 비해 크게 늘었다는 것은 이번에는 해볼 만 하다는 분위기를 반영하는 것"이라면서 "선거판세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잣대"라고 반색했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