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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M&A 최적의 조합… 전문가에 물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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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M&A 최적의 조합… 전문가에 물어보니

입력
2010.03.26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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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은행권 최대 이벤트가 될 인수합병(M&A)을 놓고 시나리오가 무성하다.

우선 매물은 대주주 론스타가 매각절차에 돌입한 외환은행과 민영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우리금융지주 등 2곳. 이들을 두고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가 탐색전을 벌이고 있으며, 보다 큰 그림에서

산은금융지주와 기업은행도 잠재적 인수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규모로 봐도 은행역사상 가장 큰 장(場)이 섰다는 평가다.

하지만 본래 M&A란 잘 하면 '보약'이 되지만, 잘못하면 돌이킬 수 없는 '독배'가 되는 법. 시너지효과가 가장 높을 것으로 보이는 최적의 '짝짓기' 조합을 시장전문가들로부터 들어봤다.

최적의 조합은

증권사 은행담당 애널리스트들은 대부분 현 구도에서 ▦하나금융+우리금융 ▦KB금융+외환은행을

가장 이상적인 조합으로 평가하고 있다. 합병의 시너지 효과가 가장 큰데다, 은행권 재편을 앞당길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것이다.

한정태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우선 'KB금융+우리금융' 시나리오는 별로 시너지효과가 없을 것으로 봤다. 그는 "두 곳이 합칠 경우 자산규모 500조원의 세계 50위권 메가뱅크가 된다는 것 외에는 중복 사업과 고객층이 겹치는 부분이 지나치게 많아 시너지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따라서 KB금융으로선 외환은행 인수에 주력하는 것이 낫다는 지적이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 상황에서 가장 긍정적인 조합은 KB금융이 외환은행을 인수해 기업 부문과 외환 부문 영업력을 강화해 리딩뱅크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 우리금융의 파트너로는 하나금융이 최적이란 평가를 받는다. 한정태 연구원은 "상대적으로 기업 금융이 취약한 하나금융이 우리금융와 합병할 경우 대기업, 중소기업, 가계, 카드 등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또 하나금융으로선 외환은행을 인수한다 해도 자산규모가 300조원 정도에 그쳐, 리딩뱅크 도약을 위한 실익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현금동원력

인수방식 측면에서도 하나+우리, KB+외환이 가장 타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외환은행을 인수하려면 론스타에게 수조원의 현금을 주고 사야 하는데, 그만한 자금동원력이 있는 곳은 현실적으로 KB금융 뿐이라는 평가다. 이창욱 토러스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실적으로 외환은행을 인수할 수 있는 (금전적 여력이 있는) 곳은 KB금융이 유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천문학적 현찰이 들어가는 외환은행과 달리, 우리금융은 주식교환방식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예컨대 A은행이 우리금융과 합병할 경우, 대주주인 정부로부터 우리금융 지분을 전량 매입하는 것이 아니라 현금 대신 합병은행 지분 일부를 정부가 갖도록 하는 방식이다. 이준재 리서치센터장은 "하나금융의 경우 막대한 현금을 들여야 하는 외환은행 인수보다 주식 교환을 통해 우리금융과 합병하는 것이 부담이 적다"고 말했다.

다른 변수는

은행권 재편과 관련해 일각에선 산은금융지주와 기업은행 등 '국책은행 역할론'이 대두되고 있다. 예컨대 산은지주가 외환은행을 인수한다거나, '산은지주+기업은행' 합병을 통해 은행권 재편의 한 축을 맡을 것이라는 시나리오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그 실현가능성을 별로 높지 않게 보고 있다. 한 정부 관계자는 "헐값 매각 논란을 일으켰던 외환은행을 국책 은행이 비싼 값에 되산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생각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정부는 이미 여러 차례 민유성 산은금융지주 회장의 M&A필요성 발언에 제동을 건 바 있다.

국책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시중은행과 경쟁자 입장에 있는 기업은행도 내심 변화를 기대하는 눈치. 일각에선 "기업은행과 산업은행, 우체국금융까지 묶는 '국책은행 빅딜'이 필요하다"는 시나리오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시장반응은 미온적이다. 최정욱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중소기업 지원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은행을 민영화하거나 타 은행과 합병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위기시 안전판 역할을 해야 하는 만큼 기업은행을 M&A대상에 올리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 같은 다양한 시나리오에도 불구, 최종 결과는 정부의중에 달렸다고 본다. 외환은행은 어쩔 수 없다해도, 우리금융은 정부가 대주주로서 합병파트너를 선택할 위치에 있기 때문에 향후 은행권 판도를 정부 주도로 이끌고 갈수 있다는 것이다. 서영수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만약 정부가 시너지 효과보다 절대적인 시장 지배력을 가진 '메가 뱅크'를 만드는데 초점을 맞춘다면 KB+우리의 조합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결국 정부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은행권 판도가 예상과 달리 크게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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