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동계올림픽 남자쇼트트랙 2관왕 이정수(21ㆍ단국대)의 세계선수권대회 개인종목 불참이 부상 때문이 아닌 대한빙상경기연맹 내 부조리 탓이라는 주장이 나와 파문이 일고 있다.
‘태광트레이딩’이라는 아이디를 쓰는 한 회원이 24일 안현수(25ㆍ성남시청)의 인터넷 팬카페에 ‘이정수 사건의 진실을 알립니다’라는 제목의 장문을 올렸다. 글을 쓴 회원은 자신을 안현수의 아버지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이정수 사건은 부상이 아닌 선수를 부상이라고 매스컴에 흘리고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출전을 다른 선수에게 양보하게 한 코치진과 빙상연맹의 부조리를 모든 분들이 알아야 할 것 같아…”라고 글을 쓴 이유를 적었다.
이정수는 22일(한국시간)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끝난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세계선수권대회 개인종목에 나서지 않았다. 남자 5,000m 계주에만 출전해 이호석, 곽윤기, 김성일과 금메달을 합작했다.
당시 연맹이 밝힌 불참 이유는 오른 발목 부상. 그러나 “이정수 선수 아버지께서 성남에 알고 계신 아버지께 도움을 요청해 와 저에게 이 사실을 알려 같은 선수의 부모로서 모른 채 한다는 것이 정의롭지 않은 것 같아 동참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는 그는 이정수가 파벌 싸움의 희생양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안)현수도 파벌 때문에 많은 마음 고생과 견제, 왕따를 당했다. 빙상연맹 부회장과 기술위원들이 다 같은 라인이기 때문에 형식적인 회의를 하고 문제가 없다고 대한체육회에 통보한다. 서로 힘을 합쳐 빙상연맹을 좌지우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2006년 토리노동계올림픽 남자부 3관왕 안현수는 밴쿠버동계올림픽 대표선발전에서 탈락했다. 연맹은 지난해 4월 한 차례 대표선발전으로 올림픽 대표를 뽑았다. 당시 안현수는 부상 중이었다.
논란이 커지자 연맹은 25일 “이정수의 개인종목 불참은 선수 본인이 지도자에게 자필로 써서 제출한 사유서에 의한 것”이라며 사유서 사본을 각 언론사에 전달했다. 사유서에는 “올림픽 이후 지속돼 온 오른 발목 통증으로 인해 출전하지 않기로 마음을 정했다”는 내용과 이정수의 주민등록번호, 서명이 포함돼 있다.
또 연맹은 올림픽 대표선발전을 1회로 마친 부분에 대해서는 “선발전을 두 번에 걸쳐 시행하면 태릉선수촌 입촌 시기 지연과 선수들의 체력, 기술, 훈련 프로그램을 진행하기에 시간이 부족하다. 대표선발전 1회 실시는 2008~09시즌에 이미 시행했던 방식”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이정수의 한 측근은 25일 전화통화에서 “한 말씀만 드릴게요. 방금도 (이)정수와 통화했는데, 지금 중요한 건 다음달 대표선발전이에요. (이)정수부터 살려야 되는데…”라며 안타까워했다.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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