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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 의사 순국 100주년/ 재조명되는 '동양평화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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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 의사 순국 100주년/ 재조명되는 '동양평화론'

입력
2010.03.25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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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 의사의 '동양평화론'은 최근 활발한 동아시아 공동체 논의 등과 맞물려 시대를 앞서간 선구적 구상으로 점점 더 적극적인 조명을 받고 있다.

안 의사는 동양평화론을 옥중에서 쓰기 시작했으나 '서(序)'와 1장에 해당하는 '전감(前鑑)' 부분밖에 집필하지 못하고 순국했다. 그러나 남아있는 부분만으로도 일생동안 동아시아의 평화를 위한 이념과 전략을 고민했던 평화주의자로서의 그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

동양평화론의 주 내용은 뤼순을 영세중립지로 만든 뒤 한중일 삼국의 동양평화회의를 조직하자는 것이다. 공동은행의 설립과 공동화폐의 발행, 평화군 육성, 다국어 교육, 한국과 중국에 대한 일본의 침략만행 반성 등 구체적 방안을 담고 있다.

마키노 에이지 일본 호세대 교수는 중국과 일본이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동아시아의 현 상황에 비춰 동양평화론의 현재적 가치를 적극 평가한다. 중립지 설치, 공동화폐 발행, 평화군 육성 등은 이미 유럽연합(EU)이 일부 실시하고 있는 정책이며 이런 점에서 안 의사는 "새로운 동아시아 공동체의 선구자"라는 평가다. 또한 그는 일본의 전ㆍ현 총리 고이즈미, 하토야마가 제안한 '동아시아 공동체'와 안 의사의 동양평화론은 지향점이 다르다고 선을 긋는다. 일본 정치인들이 구상하는 공동체는 경제위기 극복이 목표인 이익공동체이며, 여기에는 동양평화론의 가장 중요한 전제인 침략만행에 대한 일본의 반성이 빠져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도진순 창원대 국사학과 교수는 국가와 민족의 독립 문제와 동양의 평화 문제를 균형있게 결합시켰다는 측면에서 동양평화론에 의미를 부여한다. 안 의사는 공판에서 동양평화론의 '동양'이 어디인가를 묻는 일본 검찰의 질문에 한중일과 타이, 버마를 들었다. 이는 안 의사의 평화론이 한반도의 독립뿐 아니라 모든 약소국의 자주와 독립을 목표로 한 보편적 평화론이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왕구 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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