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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과수 55주년… 과학수사 선진국 수준/ CSI 울고 갈 '토종' 거짓말탐지 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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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과수 55주년… 과학수사 선진국 수준/ CSI 울고 갈 '토종' 거짓말탐지 의자

입력
2010.03.25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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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백한 물증이 없는 한 용의자의 진술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범죄수사. 그래서 진술의 진위를 가리기 위해 거짓말 탐지기가 개발됐지만 완벽하지는 않다. 용의자의 생리적 변화를 포착해 심리변화를 잡아내는 기술의 정확도는 90%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법정 증거로도 채택할 수 없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거짓말탐지기술의 한계에 도전하고 있다. 국과수는 자율신경계의 생리변화뿐만 아니라 근육의 긴장 정도까지 측정하는 거짓말 탐지기술을 개발해냈다. 바로 2008년7월 세계 최초로 개발한 거짓말탐지의자다.

이 기기는 일반적인 거짓말탐지기 기능인 혈압과 맥박, 혈류량의 변화를 잡아내는 것뿐만 아니라 몸의 긴장도에 따른 근육의 이완과 수축, 심지어 괄약근의 변화까지도 포착한다. 1년간 거짓말탐지의자로 진술의 진위 측정을 한 건수는 30여건. 아직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는 않지만 진위를 가리는 데 틀린 적은 없었다는 게 국과수의 설명이다.

국과수는 여기에다 지난해 7월 거짓말탐지용 동공측정 장치까지 부착했다. 몸이 긴장하면 동공이 확장하는 원리를 이용한 것으로 마이크로 카메라가 동공의 미세한 움직임을 잡아내 변화를 추적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7월 국내특허도 따냈다. 거짓말 유무에 따른 동공 변화 측정장치는 아직 실험단계지만 실용화될 경우 정확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생리와 근육, 동공 변화까지 3박자로 거짓말 유무를 측정하기 때문이다.

최효택 국과수 심리연구실장은 ""살인사건 용의자에서부터 뇌물혐의를 받은 정치인까지 이 의자에 앉아 주장에 대한 신빙성을 검증 받았다"며 "기술의 신뢰도에 대해 국제적으로도 상당한 인정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개발한 거짓말 탐지기가 국내에 첫 선을 보인 것은 1960년대. 거짓말탐지의자는 국과수의 과학수사기법이 세계수준으로 첨단화했음을 보여주는 본보기인 셈이다.

25일 개소 55주년을 맞는 국과수의 정희선 소장은 "날로 지능화하는 범죄에 맞서 국과수의 과학수사기법도 발전을 멈춰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태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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