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으로 스트레스를 날리고, 요가로 몸과 마음을 가볍게 하며, 가발과 모자, 화장을 이용해 외모를 가꾸고 영양가와 맛을 조화시킨 음식을 만든다. 일반인의 이야기가 아니라 암센터를 찾는 암환자들에게 인기 있는 교육프로그램 이야기다.
불과 몇 년 전까지 병원의 암환자 관리는 수술을 하고 방사선치료와 항암치료를 하면 끝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보니 암환자들은 수술과 항암치료의 명의를 찾아 다니는데 많은 시간을 보내야 했다.
암치료 가운데 머리카락이 뭉텅뭉텅 빠지고 피부가 푸석푸석해져도 누구에게 물어볼 수도 없었다. 그저 암환자가 겪어야 할 힘든 과정으로만 생각했다. 대장암 수술을 받은 환자가 변이 너무 잦거나 반대로 변비가 심해도 그러려니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그 동안 병원에서는 암환자의 투병생활을 도와줄 생각을 거의 하지 못했다. 암환자들끼리 자조모임을 갖고 투병생활에서 느낀 점을 서로서로 정보를 공유하며 힘겨운 암과의 싸움을 해야 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암환자의 투병생활을 좀더 적극적으로 도와줄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속속 선을 보이고 있다. 지난 주 한국일보의 '환자의 마음도 어루만져라' 기사는 암환자에게는 물론 의료진 모두에게 여러 모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삼성암센터는 2008년 오픈하며 국내에서 처음으로 암교육센터를 만들었다. 암환자 치료에서 병원의 역할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암환자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옆에서 도와주고 이끌어주도록 병원의 역할을 확장하기 위해 만든 것이 암교육센터다.
실제로 요가교실과 웃음교실, 미술교실, 음악교실, 영양상담, 외모관리교실 등 40여개 강좌가 매주 진행되고 있으며, 암환자들은 자신이 필요로 하는 강좌를 마음껏 들으며 암과의 싸움을 좀더 여유롭게 하고 있다.
이 뿐만 아니다. 교육센터에는 500여 종의 암 관련 자료와 영상물을 확보하고 간호사가 상담을 해주고 있다. 암환자의 외모관리를 다룬 <당신은 여전히 멋지고 아름답습니다> 를 펴내 암환자들에게 무료로 배포해줬다. 당신은>
특히 얼마 전 삼성암센터에서는 '암환자의 날' 행사를 대대적으로 마련했다. 질환 중심의 강좌를 벗어나 암환자의 건강한 생활관리, 웃음치료, 요가, 스트레스 해소법, 건강 발마사지, 영양상담 등 암환자들이 일상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고 효과가 좋은 강좌를 다수 마련했고 암환자들에게 큰 호응을 받았다. 겉의 암만 치료하는 단계에서 암환자의 마음까지 치료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에서 암환자의 마음까지 치료하는 데에는 많은 제약과 어려움이 있다. 또한 이제 시작단계라 숱한 시행착오가 우리 앞에 기다리고 있다.
이렇듯 암치료를 뛰어넘어 암환자의 삶의 질까지 돌봐주는 것은 이미 세계적 암센터들의 추세이다. 우리나라의 암치료 성적은 세계적 수준으로 거듭 발전하고 있다. 이제는 암치료 뿐만 아니라 암환자의 마음까지 어루만져줄 수 있는 암센터로 거듭나야 할 때다.
심영목 삼성서울병원 암센터장·흉부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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