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잠을 끝낸 야생 너구리가 도심 하천과 공원 등에 자주 나타나며 공수병(광견병) 경계령이 내려졌다. 서울 양재천 일대에는 광견병 백신을 넣은 미끼 예방약이 뿌려졌고, 북한산과 도봉산 일대에도 '백신 미끼'가 대량 살포됐다.
광견병에 걸린 개나 너구리에게 물리면 사람에게 전염돼 치명적인 위험에 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등산과 같은 야외활동이 늘어나는 봄철에는 야생동물과의 접촉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광견병에 걸린 동물이 사람이나 다른 동물을 물면 감염 동물의 침 속에 있던 바이러스가 전파되며 전염시킨다. 침이 상처 난 부위나 눈, 코, 입의 점막에 닿는 경우에도 감염될 수 있다.
여우, 너구리, 늑대, 오소리, 박쥐 등이 광견병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동물이다. 집에서 키우는 개는 대개 바이러스에 감염된 야생동물과 접촉하는 과정에서 감염된다. 우리나라에서 사람에게 전파를 일으키는 동물로 밝혀진 것은 아직 개와 너구리뿐이다.
광견병에 걸리면 절반 정도는 '물 공포증'을 겪는다. 바이러스가 중추신경을 침범하면 음식을 삼키는 근육(연하근육)에 통증성 경련이 생겨 물을 삼킬 때 통증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정진원 중앙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발병 초기에는 불안감, 두통, 발열, 권태감, 물린 부위의 감각이상 등 중추신경계 증상이 나타난다"며 "2~6일 이내에는 경련과 혼수상태 등에 이르며 숨을 쉬는 근육이 마비돼 무호흡이나 합병증으로 사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병을 완전히 회복할 특별한 방법은 아직 없지만, 치료받지 않고 방치하면 평균 생존일이 나흘 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위험한 질환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동물과의 접촉이 예상되면 백신을 미리 접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광견병을 예방하려면 애완용 개와 고양이에게 반드시 광견병 백신을 접종하고, 밖에 데리고 나갈 경우 애완동물이 야생동물과 싸우거나 물리지 않도록 주의한다.
야생동물을 만지는 것으로는 감염되지 않는다. 다만 물렸다면 비누로 즉시 상처 부위를 씻고 소독 등 적절한 처치를 받아야 한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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