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북한의 제2차 핵위기 당시 독일과 러시아로부터 우라늄농축에 사용되는 알루미늄관 등의 조달 책임을 맡았던 인물이 북한국영 남천강무역회사 윤호진 대표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의 핵군축 관련 싱크탱크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의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소장이 최근 발간한 저서 <위험 행상(peddling peril)> 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윤호진은 국제원자력기구(IAEA) 담당 북한 외교관 출신으로 1993년 IAEA이사회에서 영변 핵시설이 위장돼 있음을 입증하는 위성사진을 사찰관들이 증거로 제시하자 “IAEA가 조작된 사진으로 불법적인 행동을 하고 있다”고 격하게 비난해 주목을 받았던 인물. 윤씨는 1990년대 중반 IAEA 본부가 있던 오스트리아 빈에서 사라졌으며, 이후 남천강무역회사 대표로 독일 등지에서 핵 관련 부품 등을 조달하는 역할을 맡았다. 그는 2002년 9월 독일 무역회사 옵트로닉에 우라늄 농축용 원심분리기(P2형) 4,000대를 만들 수 있는 알루미늄관 220톤을 주문했으며, 북한이 비슷한 시기에 러시아로부터 알루미늄관 150톤을 성공적으로 구입하는 과정에도 중개역을 맡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윤호진은 2003년 독일 정부가 자신을 주시하고 있음을 눈치채고 독일에서 사라졌다. 윤호진은 지난해 7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위원회가 발표한 제재대상 개인 5명에 포함됐으나, 중국에서 여전히 무역업 하고 있다고 올브라이트 소장이 밝혔다. 위험>
워싱턴=황유석 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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