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68ㆍ사진) 전 삼성 회장이 24일 삼성전자 회장으로 복귀했다. 김용철 전 삼성 법무팀장의 비자금 폭로와 이에 따른 특검 수사로 2008년 4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지 23개월여 만이다.
이인용 삼성 커뮤니케이션팀 부사장은 이날 “이 회장이 이날 자로 삼성전자 회장으로 복귀했다”고 밝혔다. 이 부사장은 “삼성 사장단협의회가 최근 도요타 사태를 보면서 이 회장의 경륜과 경험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판단, 경영 복귀를 요청하는 건의문을 작성했다”며 “이 회장이 이를 받아본 뒤 숙고 끝에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 부사장은 이어 “이 회장은 ‘지금이 진짜 위기다. 글로벌 일류기업들이 무너지고 있다. 삼성도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 앞으로 10년안에 섬성을 대표하는 제품들이 사라질 것이다. 다시 시작해야 한다.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앞만 보고 가자’고 하셨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이 회장은 2년만에 다시 공식 석상에서 삼성전자 회장으로 활동하게 됐다. 회장은 법적인 책임을 지는 등기이사와는 달라 이사회나 주주총회 등의 절차는 필요 없다.
이 회장은 2007년10월 김용철 전 삼성 법무팀장 삼성 비자금 폭로와 관련, 조준웅 삼성 특검팀이 2008년 4월 자신을 불구속 기소하자 삼성 경영쇄신안을 발표하며 일선에서 퇴진했다. 이후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서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면서 지난해 말 이명박 대통령에 의해 사면됐다.
박일근 기자 ikpar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