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하원을 통과한 건강보험 개혁 법안에 서명, '전국민 의료보험'이라는 미 정치권의 100여년 숙원이 현실화했다. 법안은 오바마 대통령의 서명과 동시에 법률로 즉각 효력을 발휘한다.
서명식에는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해리 리드 상원의장, 스테니 호이어 하원 원내대표를 비롯, 건강보험 관계 장관 및 특별손님으로 초대된 일반인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건보개혁에 헌신하다 지난해 타계한 에드워드 케네디 전 상원의원의 부인 빅토리아 케네디도 서명을 지켜봤다.
오바마 대통령은 "법안에 서명함으로써 우리는 건강에 관한 한 기본적인 안전을 향유해야 한다는 기본 원칙을 마음에 간직하게 됐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무려 22개의 펜을 계속 바꿔가며 법안에 서명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중요 법안을 서명할 때 법안 성사에 기여한 사람들에게 기념으로 전달하기 위해 여러 개의 펜이 사용되는 것이 관례이나 22개의 펜이 동원된 것은 이례적이다. 서명에 사용된 펜은 바이든 부통령, 펠로시 의장, 리드 대표, 호이어 원내대표 등 백악관과 민주당 지도부, 건보개혁 주무부서인 캐슬린 시벨리우스 보건장관, 빅토리아 등이 받을 예정이고, 오바마 자신도 한개를 소장한다. 2개의 펜은 박물관 소장용으로 보관된다.
상원은 오바마의 서명 후 이틀 전 하원에서 올라온 수정안에 대한 심의에 본격 착수했다. 수정안에 대한 표결은 이번 주내로 실시될 예정인데, '조정' 절차에 따른 과반수로 처리되기 때문에 이변이 없는 한 통과가 확실시된다.
한편 14개 주 검찰총장들은 이날 서명식 직후 건보개혁법이 헌법에 위배된다며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플로리다, 앨라배마, 워싱턴 등 12개 주의 공화당 소속 검찰총장들과 민주당 소속 루이지애나주 검찰총장 등 13명은 플로리다주 펜사콜라의 연방법원에 공동으로 소장을 제출했다. 이들과는 별도로 켄 쿠치넬리 버지니아주 검찰총장도 건강보험 개혁법에 대한 위헌소송을 제기했다.
워싱턴=황유석 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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