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윌리엄 왕자가 주최한 자선 사진전에서 한국 작가들의 작품이 주목받고 있다. 런던 서머셋하우스에서 4월 5일까지 이어지는 '포지티브 뷰(Positive View)'전은 노숙자 재활 지원을 위해 윌리엄 왕자와 자선재단인 크라이시스(Crisis)가 공동으로 마련한 사진전이다. 특히 수많은 자선 활동을 펼쳤던 어머니 다이애나비의 뜻을 이어받은 윌리엄 왕자가 처음으로 주도하는 자선 행사라는 점에서 현지 언론의 관심이 뜨겁다.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엘리엇 어윗 등 세계적 작가 100여명의 사진이 망라된 이 전시에 소나무 사진으로 유명한 배병우씨를 비롯해 구본창 민병헌 강홍구 오형근 조세현 권오상 유현미 천경우 염중호 변순철 권혁제씨 등 한국의 대표적 사진작가 11명의 작품이 포함된 것이다.
이 전시의 아시아 작품 선정을 맡은 독립 큐레이터 이지윤씨는 "순수사진 뿐 아니라 상업사진, 다큐사진, 사진을 활용한 입체 작업 등 한국 사진의 다양한 면모를 소개할 수 있도록 꾸몄다"고 설명했다. "제가 한국 사람이다 보니 우리 작가를 많이 추천한 것도 있겠지만 최근 국제 무대에서 한국 사진 작가들의 활동이 상당히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경매사 크리스티의 국제사진부장 필립 가너를 비롯한 현지 전문가들도 이번 전시에 나온 한국 사진을 극찬했어요. 윌리엄 왕자도 작품이 좋다고 하더군요."
그는 또 "런던 유수 화랑으로부터 이번 전시에 참여한 작가의 개인전 제안을 여러 건 받았다"며"세계 무대에 한국 미술을 더 많이 알리는 계기가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윌리엄 왕자는 세인트앤드루스대학에서 미술사를 전공했을 만큼 미술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이번 전시를 위해 한 노숙자 출신 남성과 서로의 얼굴 사진을 찍어주는 프로젝트를 진행해 작품을 출품하기도 했다. 이씨는 "유명인들이 자선 행사를 주최할 때 이름만 걸어놓고 실제로는 별 관심이 없는 경우가 많은데 윌리엄 왕자는 전시 전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시작은 4월 15일 크리스티 경매에 부쳐지며 수익금 전액이 노숙자 후원에 사용된다.
김지원 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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