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 유품이 정리될 때까지 당분간 추모객을 받지 않습니다."
길상사와 오대산국립공원 관리사무소가 20일부터 법정(法頂)스님이 머물렀던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쯔데기골 오두막의 방문을 제한하고 있다.
평창 쯔데기골 오두막은 법정스님이 1992년부터 입적 직전까지 기거하며 수도와 저술 활동을 했던 곳. 49재가 끝나는 내달 28일 이 곳에는 길상사, 송광사 불일암과 함께 스님의 유골이 뿌려진다. 이 곳은 스님 입적 이후 유명세를 타 험한 산세에도 불구하고 하루 수백명의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추모제가 열린 17일에는 1,000여 명에 이르는 인파가 몰렸다.
현재 길상사 관계자 두 명이 평창군 진부면∼강릉시 연곡면을 연결하는 국도에서 쯔데기골로 향하는 차량의 진입을 통제하고 있다. 오대산국립공원 관리사무소는 산골 오두막으로 가기 위해 거쳐야 하는 계곡의 입구에 굵은 철사를 치고 '자연공원법을 위반할 경우 5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안내문을 새로 설치했다. 이 때문에 수백명의 추모객들이 아쉬운 발길을 돌리고 있다.
추모객인 정모(55)씨는 "어렵게 오두막을 찾아왔는데 발길을 돌려야 해 아쉽다"며 "스님의 체취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이 곳이 빨리 개방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길상사 종무소 관계자는 "평창 쯔데기골의 산세가 깊어 안전사고가 우려되고, 스님의 유품 정리에 지장을 받을 수 있어 오두막 소유주와 협의해 당분간 출입을 제한하게 됐다"며 "스님의 49재 이후 개방 일정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평창=박은성 기자 esp7@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