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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리포트] 일본 정부 "500엔 택시, 너무 싸서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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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리포트] 일본 정부 "500엔 택시, 너무 싸서 문제"

입력
2010.03.24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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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요금이 비싸기로 유명한 일본에서 20, 30% 할인한 요금을 경쟁력으로 영업해온 일부 택시회사에 대해 정부가 요금 인상을 요구해 논란이 되고 있다. 저가 경쟁이 안전운행에 영향을 준다는 게 규제 이유이지만 택시업자는 이용객 감소를 우려하고 소비자들 역시 기껏 내린 요금의 재인상에 불만이 적지 않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국토교통성 규슈(九州)운수국은 최근 후쿠오카(福岡)현에서 운행하는 MK택시의 기본요금을 500엔(6,300원)에서 570엔으로 올리도록 행정지도했다. 일본에선 도쿄를 중심으로 한 수도권의 경우 택시의 최초 2㎞ 기본요금이 710엔(8,900원)으로 역시 물가가 비싼 런던, 파리, 뉴욕보다 2배 안팎으로 높다.

국토교통성이 택시 기본요금 인상 지도를 시작한 것은 지난해 11월. 오사카(大阪)부의 개인택시 8개 업자가 저가 마케팅 전략으로 기본요금 500엔 허가를 신청하자 "500엔으로는 적자가 계속돼 안전운행에 문제가 생긴다"며 인정하지 않았다. 지난 달에는 법인택시 2개사에 대해서도 이같이 행정지도했다.

2002년 고이즈미(小泉) 정부의 택시 규제 완화 이후 오사카에는 500엔 택시가 늘어 전체의 10%인 2,000대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불황으로 택시 이용자가 줄면서 '저가' 택시가 늘어날 움직임을 보이자 국토교통성은 지난해 10월 '택시사업 적정화ㆍ활성화 특별조치법'을 도입해 요금 규제를 강화했다.

이후 대부분의 일본 택시회사들은 기본요금을 올리고 있다. 이와테(岩手)현 모리오카(盛岡)시 주변에서는 2월까지 114개 택시업자가 520엔이던 기본요금을 560~580엔으로 인상했다. 후쿠이(福井)현과 아오모리(靑森)현 히로사키(弘前)시에서도 일제히 요금이 올랐다.

문제는 이 같은 행정지도가 이용객을 늘려 수입을 유지하려는 택시운전사나 싼 요금을 원하는 소비자의 요구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요금 인상이 안전운행의 관건인 운전사 처우개선으로 이어지지도 않는다. 도쿄 등 7개 현을 관할하는 간토(關東)운수국 조사에 따르면 절반 이상의 택시회사가 요금 인상 후에도 운전사 임금을 올리지 않았다. MK택시는 500엔 요금을 인정해주도록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 요금인상 지도 논란은 법적 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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