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과 서울 중부교육청이 도심 공동화(空洞化)로 학생 수가 격감하고 있는 매동초등학교 등 시내 6곳의 초등학교를 특성화초교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시교육청 고위관계자는 이날 "최근 수년 사이 학생 수가 크게 줄어 학교 운영이 어려운 시내 초교들을 통ㆍ폐합하는 대신, 특성화 교육을 통해 학생 수를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유영조 중부교육장은 최근 시교육청에 도심 공동화에 따른 학생 수 격감 대책의 하나로 특성화초교 지정 방안을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교육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서울 중심지 초교 중 개교한 지 100년이 넘는 전통 명문 학교가 적지 않아 단지 학생 수가 줄었다고 문을 닫을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며 "특성화초교로 지정하면 학교를 살리고 특화된 교육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종로ㆍ용산ㆍ중구 등 중부교육청 관할 학교 중 전체 학생수 300명 이하의 소규모 학교가 특성화초교 지정 대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해당 학교는 교동(106명)ㆍ매동(291명)ㆍ숭신(225명)ㆍ남산(246명)ㆍ용산(197명)ㆍ한강(250명)초교 6곳이다.
서울 전역에서 지원이 가능한 특성화초교로 지정하려면 관련 법령 개정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시교육청과 중부교육청은 일단 특성화초교 학구(學區)를 중부교육청 관할 전 지역으로 확대한 뒤 법령이 개정되는 대로 모집 범위를 서울 전역으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시교육청 주변에서는 이르면 내년부터 이들 소규모 학교에 대한 특성화초교 지정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해당 학교는 수영 승마 등 스포츠와 음악, 미술 분야 등의 특성화초교가 돼 특화한 교육이 가능할 전망이다.
해당 학교와 동창회는 특성화초교 도입에 찬성했다. 오장길 교동초교 교장은 "특성화초교 지정 후 모집 단위 광역화가 이뤄지면 학생 감소 문제는 단번에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제2의 귀족학교'우려도 나오고 있다. 장은숙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장은 "도심 공동화 지역 초교들이 특성화 교육을 통해 차별화한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별도의 선발 과정을 거칠 경우 또 다른 경쟁을 부추기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성화초교
전교생 수가 300명 미만인 소규모 학교를 음악, 체육, 미술분야 등의 교육을 전문으로 하는 학교로 100% 개편하고, 학생모집도 서울 전역에서 할 수 있는 체제다.
박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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