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과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이 두 단어는 아프리카에서 유일한 입헌군주국 스와질란드의 현실을 잘 보여준다. 인구 120만명 가운데 3분의 2가 하루에 50페니(약 1,000원)로 살아가는 극빈층. AIDS 감염률은 무려 30% 이상으로 세계 최고다.
그래선지 제6회 미스터 월드 선발대회에 출전한 바케메 라미니(25ㆍ스와질란드)의 각오는 남다르다.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라미니는 22일 "나중에 꼭 국무총리가 돼서 조국 스와질란드를 가난에서 구하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밝혔다.
라미니는 "스와질란드에선 학교를 졸업해도 취직할 곳이 없다"고 말했다. '한국도 청년 실업이 사회 문제다'고 말하자 라미니는 피식 웃었다. 스와질란드의 실업률은 2007년 40%를 넘어섰다. 한국 실업률 5%와는 비교할 수조차 없을 만큼 심각한 수치다.
"우리 나라에는 일자리가 없고, 경제적인 어려움은 크다. 총리가 된다면 경영 전략을 활용해 경제적인 어려움을 해결하겠다." 라미니는 실업 문제를 해결하려면 신입사원을 필요로 하는 기업과 취업을 원하는 졸업생에 대한 정보를 잘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스터 월드'를 꿈꾸는 라미니는 한국을 방문하기 전에 한국 역사를 공부하는 등 준비된 후보라는 사실을 보여줬다. 키 197㎝에 몸무게 75㎏인 라미니의 취미는 글쓰기와 랩. "꿈이 큰 만큼 생각할 거리도 많다"는 라미니는 가사를 직접 써서 랩을 부르곤 한다.
조국 근대화의 기수가 되겠다는 큰 꿈을 품은 라미니는 "일단 미스터 월드가 되는 게 급선무다. 그 다음엔 내 조국 스와질란드를 한국처럼 선진국으로 만들겠다"며 눈빛을 반짝였다.
영종도(인천)=이상준 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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