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가량 전세계 극장가에 3D(입체)영화 제국을 건설했던 '아바타'의 인기는 조금씩 시들해지고 있지만, '아바타'가 대중에 알린 3D의 열기는 식을 줄 모른다. '아바타'와 바통 터치를 한 팀 버튼 감독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3D 천하를 이어가고 있다.
22일 수입배급사인 소니픽쳐스 릴리징 브에나비스타에 따르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21일까지 180만여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올해 개봉한 외화로는 가장 빠른 흥행 속도다. 3월 둘째주까지 2주 연속 1위, 지난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집계 예매율에서 3주 연속 1위를 기록했다. 소니픽쳐스 관계자는 "관객 하락 폭이 크지 않아 이번 주 200만 관객을 돌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3D의 위력은 수치로도 드러난다. 180만 관객 중 51.2%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3D로 만났다. 지난 주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전국 상영관 360여개 중 143곳(3곳은 아이맥스)이 3D상영관이었다. 3D상영관이 5분의 2 정도인데도 관객 수는 절반을 넘는 기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좌석 점유율에서도 3D상영관이 23.6%로 일반 상영관(15.4%)을 압도했다. 아이맥스 상영관은 무려 47.4%로 '아바타' 신드롬을 연상케 할 정도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미국에서도 흥행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주말 3,400만 달러의 수입을 올리며 3주 연속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했다. 미국 영화흥행조사기관인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22일 기준 미국에서 벌어들인 돈은 2억6,580만 달러. 전세계에선 5억6,580만 달러에 이른다. 추정 제작비 2억 달러의 3배 가까운 흥행 수입을 올린 것이다. 소니픽쳐스 관계자는 "가족 단위 관객이 많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흥행은 3D에 힘입은 바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라제기 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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