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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 코리아' 행진 계속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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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 코리아' 행진 계속될까

입력
2010.03.23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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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에 외국인의 '바이 코리아'가 거세다. 지난달 잠시 한국과 거리를 뒀던 외국인들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주(15~19일)에만 1조6,952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하루 평균 2,480억원을 사들여 월간 순매수 최대 기록을 세운 지난해 7월(월간 5조9,395억원ㆍ하루 평균 2,582억원)에 못지 않은 매수 규모다.

외국인의 폭발적 매수 열기는 앞으로도 지속될까. 의견이 엇갈리지만 긍정적 전망이 다소 우세하다. 우리투자증권 박형중 연구원은 "일본의 저금리를 이용한 '엔 캐리트레이드'가 최근 재개된 것은 글로벌 자금이 위험자산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도 볼 수 있다"며 "위험자산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금 규모가 확대되면 국내 증시에서도 외국인의 매수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19일 엔화의 3개월물 리보 금리(0.24125%)가 달러 리보금리(0.27750%)를 밑돌고 미국의 저금리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높아지는 등 외국인의 투자여건이 개선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1, 2월 관망세를 유지하던 외국인들은 3월 이후 한국을 물론이고 대만과 인도에도 각각 9억5,900만달러와 5억5,500만달러를 투자하는 등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를 높이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김중현 연구원도 "한국의 경우 중국의 경제성장과 미국의 소비 회복에 따른 수출 호조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외국인의 관심이 여전히 높다"고 말했다. 그는 또 "3월에도 삼성전자, 현대차, 기아차, LG화학, 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 반도체와 자동차 업종을 중심으로 외국인의 매수세가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물론 외국인 매수세에 제동을 걸 악재가 산재했으며, 이들 요인이 수면위로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는 반론도 있다. 신영증권 이경수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는 긴축정책에 의한 유동성 축소를 피해갈 수 없다"며 "당분간은 외국인들로 인한 유동성 장세가 펼쳐지겠으나, 외국인의 매수 강도는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형렬 NH투자증권 연구위원도 "유럽 재정위기 문제가 재등장할 가능성, 금리나 환율의 움직임 등 대내외 불안요인들이 다시 불거질 수 있다"며 "외국인의 지속적인 매수세를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22일 증시는 외국인이 매수세가 주춤해지며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주말 이뤄진 인도의 기습적인 금리 인상 탓에 글로벌 긴축에 대한 우려가 또다시 엄습했기 때문. 외국인들은 이날 장중에는 170억여원의 매도 우위를 보였으나, 시간외 거래에서 408억원 순매수로 돌아서는 등 속도 조절에 나서는 모습이었다.

미래에셋증권 강재웅 연구원은 "인도 긴축, 재정위기 그리스 지원 난항 등으로 외국인이 순매수를 이어갈지에 대한 확신을 갖기 어려운 상황에선 지수 상승도 주춤해질 수 있다"며 "국내 기업 1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까지 무너진 것은 아니기 때문에, 1분기 실적 개선세가 뚜렷한 업종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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