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재판일정·전망
한명숙 전 총리 뇌물사건의 중대 고비였던 총리공관 현장검증이 끝나면서 이제 관심은 향후 재판 진행 쪽으로 쏠리고 있다. 남아 있는 재판은 총 5차례. 그러나 증인심문 절차가 없는 결심공판과 선고공판을 빼면, 본격적인 변론이 가능한 기회는 사실상 3번뿐이다.
24일 공판에선 이원걸 전 산업자원부 2차관 등 산자부 관계자들이 증인으로 출석,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의 공기업 사장 응모과정에 한 전 총리의 개입이 있었는지에 대해 증언할 예정이다.
곽 전 사장이 횡령한 회삿돈을 입금한 차명계좌주인 대한통운 전 직원 이모씨에 대한 심문도 이뤄진다. 곽씨에게 정치인들을 소개해 준 것으로 알려진 A경제신문 대표 곽모씨도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그는 법원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26일 공판에는 곽씨가 석탄공사 사장에 응모할 당시 주무부처인 산자부 장관이었던 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증인으로 채택돼 있다.
검찰은 한 전 총리한테서 곽씨 관련 부탁을 받은 사실이 없는지 묻겠다며 정 대표를 증인으로 신청했지만, 정 대표 측은 이미 "지방선거를 앞두고 단순한 정황증거를 찾기 위해 제1야당 대표를 부르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출석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곽씨 후임으로 대한통운 사장이 됐다가 지난해 말 횡령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국동 전 사장도 증인으로 출석한다.
하이라이트는 한 전 총리에 대한 피고인 심문이 잡힌 29일이 될 전망이다. 한 전 총리는 수사과정에선 묵비권을 행사한 데다, 재판 시작 후에도 모두진술을 제외하곤 줄곧 침묵을 지키고 있어 이날 어떤 입장을 밝힐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31일 결심공판에선 검찰 구형과 한 전 총리의 최후변론이, 그리고 운명의 날인 다음달 9일 선고공판에선 법원의 최종 판단이 있게 된다. 지금까지는 한 전 총리 측이 우세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지만, 검찰이 회심의 승부수로 단숨에 전세를 역전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남은 재판에서도 양측의 총력전이 예상된다. 법조계는 물론, 정치권과 시민사회의 이목이 당분간 이번 재판에 집중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김정우 기자 woo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