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 MBC 사장 취임 이후 지난 8일 인사에서 해임된 전임 지역MBC 사장 12명은 22일'김재철 사장님께 드리는 글'이라는 성명서를 발표, 김 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MBC 노조도 김우룡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의 발언에 대한 진상 규명과 김 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이날부터 서울 여의도 본사 사장실 앞에서 무기한 연좌농성에 돌입했다.
김우룡 전 방문진 이사장이 8일 인사에 대해 'MBC 내 좌파 대청소' '큰집' '쪼인트' 등 권력기관의 개입을 시사한 발언으로 촉발된 파문이 그의 사퇴 후에도 오히려 확산되는 조짐이다.
정일윤 전 진주MBC 사장 등은 서울 마포 가든호텔에서 회동한 뒤 발표한 성명서에서 "인사에서 사장들에 대한 경영평가 결과가 철저히 무시됐고, 특정 지역 출신만 일부 잔류시킨 점이 청와대 개입설에 사실성을 더한다"면서 "김재철 사장은 인사권자로서 본인의 명예가 더 이상 추락하지 않도록 사장직에서 물러날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성명서 발표에는 8일 인사에서 해임된 14명의 지역MBC 사장 가운데 지병으로 사망한 김동철 전 대구MBC 사장, MBC미술센터 사장으로 발령 난 김정수 전 원주MBC 사장을 제외한 12명 전원이 참가했다.
MBC 노조는 "이번 사태의 본질은 김우룡의 막말이 아니라 정권과 김우룡이 합작해 공영방송 MBC를 철저히 유린했다는 사실"이라며 "김재철 사장도 이들과 공모한 의혹이 만천하에 드러난 이상, 공영방송 사장의 자격을 이미 상실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날 김 사장이 차경호 보도본부장, 조중현 TV제작본부장 등 인사를 한 데 대해 "인사 발령을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방문진은 이날 김우룡 전 이사장에게서 공식 사표를 받은 뒤 방송통신위원회에 후임 이사 선임을 요청했다. 관례에 따라 보궐 이사 선임은 공모절차 없이 진행될 전망이며 인선까지는 1~2주일 정도가 걸린다.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김경준기자 ultrakj7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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