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도선물의 대명사였던 워킹화가 20~30대의 생활 속으로 파고들면서 시장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스포츠 브랜드의 잇따른 진출로 주요 소비층의 연령대가 낮아지고 시장 규모도 확산 추세다.
22일 11번가(www.11st.co.kr)에 따르면 3월 워킹화 매출(1~21일)은 전월 동기간 대비 150% 이상, 전년 대비 4배 이상 올랐다. 20~30대의 구매는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0% 가량 늘었다.
이에 따라 워킹화의 수요 급증이 예상되는 본격적인 나들이 철을 맞아 스포츠ㆍ유통업계의 워킹화 선점 경쟁이 뜨겁다.
아식스스포츠는 아시아인의 족형을 분석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발한 '아식스 워킹' 라인을 선보이고 있다. 일본 고베의 스포츠공학연구소에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인의 발 모양을 분석한 50여년간의 자료를 기반으로 만든 제품으로 미국발병의학학회(APMA), 한국걷기연맹(KAPA) 등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피트니스용, 일상생활용, 산행용 등의 용도별 라인을 갖추고 있으며 가격대는 6만~14만원선이다.
특히 올 들어 워킹화의 인기가 급증한 것은 '다이어트 신발'로 인지도를 높이며 여성 소비자의 구매 심리를 자극한 데서 그 배경을 찾을 수 있다. 예컨대 패션 스포츠브랜드 스케쳐스(SKECHERS)의 쉐이프업스(Shape-Ups)는 아예 '생활 속 몸매관리'를 마케팅 콘셉트로 내건 케이스다. 광고 모델로 최근 유행 아이콘으로 떠오른 황정음을 기용해 '황정음 신발'로도 유명세를 타고 있다. 구매층의 90%가 20-30대 여성이다.
특유의 둥그런 바닥 모양 때문에 걸을 때마다 다리, 엉덩이, 복근 등의 평소 사용하지 않는 부위가 자극돼 근육 강화와 자세 교정의 효과가 있다는 게 업체측의 말이다. 가격은 15만9.000원.
리복의 이지톤(EASY TONE) 역시 여성 소비자를 겨냥한 제품이다. 올해 초 미국과 일본에서 먼저 출시된 제품으로 일상생활 속에서 신고 걷는 것만으로도 일반 운동화와 비교해 칼로리 소모 효과를 극대화시킨 기능성 신발이라는 설명이다. 5가지 라인으로 구성돼 있으며 가격은 12만~13만원대다.
르까프가 선보인 걷기화 '닥터세로톤'은 신경정신과 전문의 이시형 박사와 함께 연구해 다른 제품과 차별화한 경우다. 행복감을 조절하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 분비를 촉진시키는 기능을 앞세워 제품명도 닥터세로톤으로 지었다. 최근 내놓은 캐주얼 라인의 경우 일상적인 옷차림에도 무리가 없도록 남성 정장 구두처럼 디자인했다.
지난해 스포츠 워킹화 바람의 주역인 LS네트웍스의 프로스펙스는 인기몰이를 이어가고자 최근 한국인의 신체구조와 걷는 습관을 반영한 한국형 워킹화 'W파워'를 개발했다.
근육량이 서양인보다 10~15% 적고 유연성이 떨어지는데다 좌식문화로 걷는 방식도 일명 '팔자걸음'인 한국인의 습성을 반영, 11자 스트레이트 보행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제품이다. 가격은 9만9,000원~12만9,000원. 프로스펙스는 또 바른 걷기에 관한 정보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W 컨셉스토어'를 열어 걷기 관련 정보 등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스포츠브랜드의 워킹화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관련 기획전을 여는 유통업체도 등장했다. 11번가는 이달 중 스케쳐스를 구매한 고객에게 몸매 관리 운동법이 담긴 DVD를 함께 제공한다. 또 스케쳐스를 '단골 가게'로 즐겨 찾기 메뉴에 등록하면 3% 할인쿠폰도 증정한다.
이나영 리복 마케팅본부 이사는 "올레길의 인기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녹색생활의 사회 분위기 등으로 걷기 운동이 각광받고 있는데다 최근에는 날씨가 포근해지면서 야외활동 인구가 크게 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스포츠브랜드에서도 다양한 기능성 워킹화를 출시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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