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속한 금강산 관광 재개를 통해 적어도 지난 10여년간 추진돼온 남북경협사업이 물거품이 되는 일은 생기질 않길 간절히 바란다.”
금강산 관광을 둘러싼 남북간 갈등의 최대 희생자인 현대아산 입장이다. 사실 현대아산에게 금강산 관광 재개는 이제 회사 존폐의 문제다. 이미 금강산 관광 중단으로 인한 매출 손실은 2,300억원을 넘어선 상태.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1,000명이 넘던 직원들 중 무려 700명은 회사를 떠나야만 했다. 조건식 사장도 이미 사퇴했다.
현대아산이 더욱 아쉬운 대목은 남북 모두 겉으로는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겠다는 데는 같은 입장이라는 것. 현대아산 관계자는 “북측은 이미 금강산 관광의 문을 열어놓았다고 천명했고, 우리 정부도 북측에 금강산 관광과 관련한 남북 당국간 협의에 조속히 응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며 “물론 우리 정부는 신변안전 문제가 해결된 이후에 관광을 재개한다는 입장이나 북측도 남측 관광객의 신변안전은 완벽하게 보장될 것이라는 밝히고 있는 만큼 실무자 협의를 통하면 해결책이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특히 현대아산뿐 아니라 최근에는 재계 일각에서 북한의 대중 의존도가 너무 높아지고 있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북한이 중국에 나진항 1호 부두 개발 및 운영권을 준 것은 우리 기업에게 돌아가야 할 북한 경제 개발의 기회와 과실이 몽땅 중국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현대아산 실무자 4명과 금강산 관광사업 협력업체인 에머슨퍼시픽, 일연인베스트먼트 등 31개사 직원 44명 등 48명은 25일 금강산을 방문한다. 북한은 지난 18일 현대아산 등에 보낸 소집 통지문에서 25일 오전 11시까지 금강산 관광 지구로 올 것을 요구한 바 있다.
박일근 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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