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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만의 유통방통] 키즈마케팅에 담긴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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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만의 유통방통] 키즈마케팅에 담긴 전략

입력
2010.03.23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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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유치원생 아이와 함께 서울 잠실에 새로 생긴 키자니아라는 곳을 다녀왔습니다. 멕시코에서 처음 생겨난 키자니아는 세계 최초로 어린이 직업체험을 테마로 한 놀이시설로, 미국, 일본에서는 3개월전에 예약을 해야 방문이 가능할 만큼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합니다. 지난 달 말 우리나라에 상륙한 키자니아 역시 해외에서의 명성에 어울리게 다양한 재미와 교육프로그램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키자니아의 특징은 직업과 경제의 세계를 아이들의 눈에 맞춰 쉽게 풀어놓은 데 있습니다. 이 곳에서는 병원, 소방서, 은행은 물론, 백화점, 마트, 슈퍼마켓, 피자점, 아이스크림 가게 등 다양한 직업의 세계를 직접 체험할 수 있습니다. 어린이들은 입장 시 나눠주는 사이버머니(키조)로 피자 및 아이스크림을 직접 만드는 체험에 참가할 수 있습니다.

소방차를 직접 타고 화재 현장에서 불을 끄게 되면 그 대가로 키조를 다시 받기도 합니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돈의 흐름과 개념을 이해하게 됩니다. 자동차정비, 백화점 점원 등 노동이 곁들여지는 일을 하면 돈을 벌게 되고, 피자나 초콜릿 등을 만드는 일에 참여하면 그만큼 돈을 지불하게 해 지혜로운 소비에 대한 개념도 일깨워주게 되더군요.

물론 쓰고 남은 돈은 은행에 예금해뒀다가 다음 방문시 찾을 수도 있게 돼있습니다. 신용카드를 만들면 따로 돈을 내지 않고도 카드 한장으로 결제가 가능하더군요.

재미있는 것은 이 테마파크에 국내 내로라 하는 기업 60여곳이 참가하고 있는데, 저마다 총 력을 다해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식품업체의 투자는 대단할 정도입니다. 실제로 피자가게 운영주체인 미스터피자는 최신식 시설을 갖춰놓고 즉석에서 어린이들이 반죽하고 토핑을 곁들인 피자를 구워주는데, 어른들이 맛을 봐도 기존 매장 못지 않을 정도입니다.

식품업계의 키즈마케팅은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대표적인 과자업체 롯데제과는 신사옥에 23일부터 국내 최초의 과자박물관 스위트팩토리를 오픈합니다. 과자나 초콜릿 등이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는 지를 과학적인 접근방식으로 설명, 어린이들에게 과자에 대해 친숙함을 갖게 한다는 것이 설립 취지입니다.

해태제과 역시 본사 1층에 과자박스나 제품을 활용한 전시관을 운영하며, 어린이들에게 회사 브랜드 알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어린이를 위한 키즈마케팅 하나에도 미래의 잠재 고객을 잡으려는 보이지 않는 고도의 전략이 숨어있다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합니다.

한국일보 산업부차장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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