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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입 잔뜩, 학사관리 엉망 '뒤죽박죽 사이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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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입 잔뜩, 학사관리 엉망 '뒤죽박죽 사이버대'

입력
2010.03.23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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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는 시간 쪼개서 대학이라고 입학했는데 전공필수조차 제대로 들을 수 없게 해놨다니 말이 됩니까."

올해 1월 K사이버대 사회복지학과 3학년에 편입학한 30대 직장인 A씨. 생활전선에 일찍 뛰어들면서 놓쳤던 배움의 기회를 다시 갖게 됐다는 설렌 마음도 잠시, 막상 입학 후 수강신청을 하면서부터 말문이 막혔다. 사회복지개론, 지역사회복지론 등 6개 전공필수 과목이 모두 수강 정원(200명)이 꽉 차 아예 수강신청 기회조차 없었던 것이다.

수강신청 기간이 앞선 재학생들이 모두 선점한 탓도 있지만, 무엇보다 편입생들이 턱없이 많기 때문이었다. 이 학과의 재학생이 200여명인데, 올해 편입생만 무려 350여명. A씨는 "학교측이 뒤늦게 전공필수 한 강좌를 더 개설해 한 과목은 겨우 수강할 수 있게 됐지만, 4학기 내에 나머지 전공필수 과목들을 다 수강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K사이버대의 경우처럼 몇몇 사이버대학들이 인기학과 위주로 편입생을 마구잡이로 모집해 원성을 사고 있다. 수용 규모를 고려하지 않은 채 학생들을 지나치게 많이 뽑아 전공필수 과목을 수강할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사회복지ㆍ노인복지ㆍ행정ㆍNGO학과 등이 있는 K사이버대 사회과학부는 올해 편입생 정원 629명 중 사회복지학과만 350여명(55.6%)을 뽑았다. 대학의 총 모집정원은 학부 단위로 정해져 있어 마음대로 늘릴 수 없지만 학부 내 학과별 정원은 학교측이 조정할 수 있으며 사이버대의 경우 신입생과 편입생 모집비율도 학교 자율사항이다. 다른 학과 지원자는 적고 사회복지학과의 지원자가 많자, 학부 정원 대부분을 이 학과로 할당해 지원자들을 다 받아들인 것이다.

문제는 재교육 성격이 강한 사이버대 특성상 인기학과 쏠림 현상이 심하지만, 강의 내실 등은 고려하지 않은 채 무작정 뽑고 있다는 점이다. K사이버대는 "과거 누적된 결원을 이번 편입학 정원에 포함시켰다"며 "온라인 강의는 강의실 제약을 받지 않기 때문에 학과 인원수가 많을 수밖에 없다. 일반 대학과 동일선상에서 비교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편입생들은 "온라인 강의라 하더라도 리포트 제출, 실기 수업, 성적 평가 등을 통해 교수의 지도를 받아야 하는데, 학과 인원수가 많으면 부실해질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았다. 현행 고등교육법이 온라인 강의에 대해서도 오프라인 강의처럼 강좌당 수강인원을 200명으로 제한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편입생들은 "수강인원을 제한할 필요가 있으면 강좌 수를 늘리기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고 있다. 한편에선 강좌 수를 늘리기 위해 예전 동영상 강의를 틀어주는 편법도 동원되고 있다.

모 사이버대 학생은 "어떤 강좌에 대해 선배랑 얘기하다 강의 내용뿐만 아니라 사소한 농담까지 작년과 똑같은 것을 알고 재탕 강의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대학 관계자는 "사이버대 강의에 실망해서 중도 포기하는 학생들이 많고, 학교측은 또 이를 고려해서라도 많이 뽑으려고 하니까 악순환이 되풀이 되고 있다"며 "교육당국이 사이버대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청환 기자 ch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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