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현지시간) 치러진 프랑스 지방선거 결선투표 결과 사회당 등 좌파연합이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본토 22개와 해외영토 4개로 총 26개주의 지방의회 의원을 뽑는 이날 선거에서 사회당ㆍ유럽녹색당ㆍ공산당의 좌파연합은 52%를 득표했다. 니콜라 사르코지가 이끄는 대중운동연합은 35%를 얻는데 그쳤다.
대중운동연합은 본토 22곳 중 우파의 확실한 지지처인 북동부 알자스 지방을 제외한 전지역을 좌파연합에 뺏기게 됐다. 좌파 정당들은 2002년 대선 이후 표 분산으로 잇따라 패배한 전례를 교훈삼아 동맹을 구축, 우파를 누르면서 화려한 복귀에 성공했다. 한편 극우전당 프랑스 국민전선도 10%의 지지를 얻어 세력을 넓혔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선거 윤곽이 나온 21일 저녁 바로 사비에 베르트랑 대중운동연합 당수를 만나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22일엔 프랑수아 피용 총리를 만날 예정인데, 르 피가로는 이자리에서 피용 총리가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내각 총사퇴 의사를 밝힐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이 참패로 기록된 이번 지방의회 선거 이후 집권 후반기 국정운영을 위해 개각을 통해 내각의 면모를 일신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클로드 게앙 대통령비서실장은 대대적 개편설을 일축 현지 언론에 “중폭 정도의 개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앙 정치무대는 여전히 여대야소 구도이지만 앞으로 연금 및 은퇴연령 상향조정 등을 진행하고 있는 개혁작업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현지 언론들은 2012년 대선으로 이어질 마지막 대규모 선거에서 확실한 민심이반이 드러난 것을 사르코지 집권 34개월에 대한 ‘심판’을로 해석한다.
국민들은 중도 우파 정부의 친기업 정책이 오히려 글로벌 금융위기 과정에서 프랑스 경제를 더 위축시켰다고 비판하고 있다. 현재 프랑스의 실업자 수는 300만명이 넘는다. 현지 방송 프랑스 24는 이미 지지도가 30%까지 곤두박질한 사르코지 대통령이 지방선거로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전한 가운데 집권 후반 국정 장악을 위해 어떤 카드를 꺼낼지 주목되고 있다.
채지은 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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