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에는 사과나무를 심어보자…’가수 이용씨가 1980년대에 불러 많은 사랑을 받은 대중가요 ‘서울’의 가사 중 한 대목이다. ‘럭키서울’(현인), ‘단장의 미아리고개’(이해연), ‘제 3한강교’(혜은희), ‘서울서울서울’(조용필) 등 서울을 주제로 한 대중가요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대규모 전시가 처음 열려 장년층의 추억을 자극할 전망이다.
서울시는 일제 강점기에서부터 현재까지 서울을 주제로 한 대중가요를 모은 ‘서울 대중가요-서울을 노래하다’특별전을 이 달 23일부터 5월23일까지 성동구 마장동 청계천변의 청계천문화회관에서 개최한다고 22일 밝혔다. 대중가요를 주제로 한 최초의 전시회인 이번 특별전은 710명의 가수들이 부른 1,114곡의 서울을 주제로 한 대중가요 및 관련자료가 소개된다. 이번 전시에서는 당대 히트곡은 물론 시적 여운이 넘치는 가사로 시대상을 반영한 노래들도 함께 소개된다.
서울을 주제로 한 노래를 가장 많이 부른 가수는 누구일까. 청계천문화관에서 정리한 통계에 따르면 당대 최고였던 나훈아와 이미자인 것으로 조사됐다. 나훈아는 ‘영동부르스’‘서울의 황혼’‘구로동의 밤’등을, 이미자는 ‘종로아가씨’‘남산 마님’‘불광동 밤길’등으로 두 사람이 각각 14곡의 서울 주제 가요를 불렀다.
서울 노래를 가장 많이 작곡한 사람은 최근 별세한 박춘석씨로 총 22곡을 지었다. 서울을 주제로 가장 많은 작사를 한 사람은 박야월로 총 31곡이나 만든 것으로 조사됐다.
노래 제목 중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지역 명 순위는 544곡이 서울을 제목에 넣었고, 명동 85곡, 한강 70곡, 서울역 55곡, 남산 40곡, 종로 39곡, 청계천과 여의도 24곡, 이태원 21곡 등의 순이었다.
시 관계자는 “서울을 노래한 대중가요는 1945년 해방 이전에는 종로와 한강을 주제로 한 노래가 많았고, 해방 이후에는 명동 광화문 영등포 등으로 무대가 바뀌었다”며 “당시 대중가요는 서민들의 희로애락을 가감 없이 표현해 문화사적 의미도 갖는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자료는 대중문화평론가 최규성씨의 수집품들로 LP음반, 악보와 가사집, 가수들의 사진자료, 가요제 트로피와 음악다방 자료 등이다. 전시장 한쪽에는 1960~70년대 음악다방을 재현한 공간이 마련돼 있으며, 관람객이 500여 곡을 검색해 직접 들어볼 수 있다. 관람료는 무료다.
박석원 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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