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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美軍 사령관 "마약 퇴치보다 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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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美軍 사령관 "마약 퇴치보다 민심"

입력
2010.03.22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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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이 탈레반을 축출하고 점령한 아프가니스탄 마르자 지역에서 주민들의 아편 재배를 올해에는 막지 않기로 했다. 생계의 60~70%를 차지하는 아편 밭을 당장 갈아엎을 경우, 반감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인데 논란이 분분하다.

뉴욕타임스는 20일 스탠리 맥크리스털 아프간 주둔 미군 사령관의 지시로 이 같이 결정했고, 유엔도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미군 전략자문그룹의 제프리 에거스 중령은 "마르자는 지금 특별 케이스다"며 "우리 편으로 끌어들이려는 주민들의 생활터전을 짓밟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과 아프간 내부의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미 국무부는 아편 밭 제거를 원칙으로 하고 있으며, 이번 결정에 동의했는지에 대해 답변을 거부했다. 아프간 마약퇴치부 대변인 줄마이 아프잘리는 "전 세계로 팔려나가 사람들을 죽일 것을 뻔이 알면서도, 아편으로 가득 찬 벌판을 방관하는 것을 어떻게 허용할 수 있겠느냐"고 불만을 표시했다.

아프간은 세계 아편 생산의 90%를 차지하고 있으며, 아편밀매는 탈레반의 자금줄이다. 마르자 농부 하지 사이드 굴(51)씨는 "탈레반에서 융자를 받아 아편 씨앗을 산 후에 수확 후 이익금의 10%를 탈레반에 돌려준다"고 말했다.

마르자 지역의 부족 원로인 무하마드 나비(52)씨는 "올해 아편 재배를 용인하고 미군이 내년부터 더 좋은 보안과 재건 프로그램을 제공한다면, 우리는 내년부터 아편을 재배하지 않겠다고 약속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고태성 기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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