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21일"교육계에 닥친 위기는 어쩌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종착역이 좀처럼 보이지 않는 교육 비리와 교육 정책 추진을 둘러싼 갈등 등 교육계의 난맥상이 교육 발전을 위한 불가피한 산고(産苦)라는 의미다.
안 장관은 또 한국교육방송공사(EBS) 대학수학능력시험 강의를 통해 수능 사교육을 반드시 잡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 (EBS의) 수능 직접반영률이 70%가 되려면 EBS 내 인터넷 서버 확충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EBS의 요구대로 현재 43대인 서버를 400대 수준으로 늘려 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_EBS 강의를 어떤 방식으로 수능에 70% 정도 직접 반영하게 되나.
"EBS 강의와 교재에 나오는 주요 내용, 개념, 도표, 각종 통계 등을 11월 실시될 수능 때 직접 인용한다는 뜻이다. 교재의 경우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감수한 책을 중심으로 수능에 반영할 것이다. 물론 해당 교재의 목록이 결정되는 대로 학생들에게 공개해 준비토록 할 예정이다. 다만 EBS 교재의 문제를 수능에 그대로 출제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_수능 직접반영률을 70%로 정한 이유는 무엇인가.
"지금은 EBS 강의 내용에서 30% 정도가 수능에 직접적으로 반영되고 있다. 하지만 반영률이 낮다 보니 수능 사교육은 별로 줄지 않고 있다는 게 문제점으로 파악됐다. 70%까지 늘리면 수능 사교육을 줄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나머지 30%는 수능의 변별력 확보 차원으로 남겨 뒀다고 보면 된다."
_수능 체제 개편 방안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확정된 개정 교육과정을 반영해 수능 체제를 바꾸는 작업을 하고 있다. 분명한 것은 수능으로 인한 수험생의 과도한 수험 부담은 줄여야 한다는 사실이다. 수능 체제 개편도 이런 방향에서 추진되고 있다. 응시 영역 및 과목 조정 등과 함께 시험 횟수 문제도 논의하고 있다. 학부모와 수험생의 혼란이 최소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개편할 것이다."
_교육 비리 근절 대책의 핵심인 초빙형 교장공모제 확대가 실효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지적이 있다.
"현재 5%인 초빙형 교장공모제 비율을 50%로 늘리려면 시행령을 고쳐야 한다. 이때까지 좀 더 논의를 해 볼 생각이다. 앞으로 교육 현장의 의견을 좀더 들어 볼 기회가 있고 공청회 등의 절차도 남아 있기 때문에 비율이 일부 조정될 수도 있다. 또 외부 전문가도 교장이 될 수 있는 개방형 교장공모제도 사교육 없는 학교 등 일부 학교를 중심으로 일반 초중고에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_전국교직원노조 소속 교사 명단은 언제 어떤 형태로 공개되나.
"사실 교원 노조 및 교원 단체 가입자 실명 정보를 교과부가 수집해 국회에 제출하는 문제는 법리적으로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법제처에 유권해석을 의뢰했던 것이다. 법제처가 교원 노조 소속 교사 등의 실명 정보를 정부가 수집해 제출해도 좋다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에 명단 파악에 나섰다. 시ㆍ도교육청과 각급 학교로부터 명단을 받게 되면 내달 초까진 국회에 제출할 수 있을 것이다."
_전교조가 명단 공개를 거부할 수도 있지 않나.
"전교조뿐 아니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등 다른 교원 노조와 교원 단체 가입 교사들도 일선 학교에서 회비를 원천공제하고 있다. 굳이 전교조에 명단 제출을 요구할 사안이 아니다. 명단이 공개되면 해당 교사들이 반발할 수 있겠지만 당사자들을 정부가 이해시키겠다. 학부모들은 자녀를 가르치는 교사들이 어느 교원 노조와 교원 단체에 가입해 있는지 알고 싶어 한다."
_3월부터 전면 도입된 교원평가 결과를 인사와 보수에 연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평가의 실효성을 확보하려면 평가 결과와 인사ㆍ보수를 연계해야 한다는 입장엔 공감한다. 국회에서 관련 법 개정 논의가 있는 만큼 논의 결과를 따를 생각이다. 하지만 교직 사회가 명예를 중시하고 있는 만큼 현재 추진 중인 우수 교사에 대한 학습연구년제 부여나 미흡 교사에 대한 집중연수 부과 만으로도 교원평가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_사립대들이 재정교부금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고 있다.
"솔직히 어렵다. 재정교부금제를 도입할 경우 국립대와의 차별성 논란이 있을 수 있고, 막대한 정부 재정 지출도 부담이 된다."
인터뷰= 김진각 정책사회부 부장대우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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