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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들 新사업 속속

입력
2010.03.22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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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이 새로운 사업영역 개척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종전 사업을 확대ㆍ구체화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색적인 사업에 진출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신성장동력 창출 노력의 일환이겠지만 대기업의 문어발식 사업영역 확장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과 현대중공업 등 주요 그룹 계열사들과 대기업들은 최근 열린 주주총회에서 사업목적에 새 업종을 추가하는 쪽으로 정관을 대거 변경했다. 기존 주력분야와 직간접적으로 연계돼 있는 인접분야에 진출하는 경우는 물론 장례서비스업과 부동산업 등 그간 눈여겨보지 않았던 분야까지 망라돼 있다.

우선 전반적으로 움직임이 활발한 곳은 삼성그룹이다. 삼성SDI는 정관에 '배터리 관련 시스템 제조ㆍ판매ㆍ임대업 및 서비스업'을 추가, 2차전지 개발에 이어 에너지사업 영역 확대에 적극 나섰다. 제일기획은 사업목적에 광고기기 사업을 추가함으로써 본업인 광고기획과 연계한 디지털 마케팅 사업에 본격 뛰어들었다.

삼성정밀화학은 공장 개발 관련 컨설팅사업 진출을 염두에 두고 교육서비스를 사업목적에 포함시켰고, 에스원은 분묘 분양 및 장례서비스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제일모직도 액체나 기체의 혼합물질에서 원하는 입자만을 선택적으로 투과시켜 분리하는 차세대 핵심소재인 멤브레인(membrane)을 활용한 친환경 수(水)처리 사업에 진출키로 했다.

조선업계는 사업다각화에 팔을 걷어붙였다. 조선시황 악화로 선박 건조 계약 취소가 잇따르는 가운데 현대중공업은 '해상운송업'을 사업목적에 추가, 이들 선박을 활용할 수 있는 해운업 진출을 선언했다. 벌써부터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STX팬오션 등이 과점하고 있는 해운업계에 일대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풍력발전사업부를 본격 가동했던 삼성중공업, 최근 북미지역에서 풍력발전설비를 잇따라 수주했던 대우조선해양 등은 풍력발전 분야를 사업목적에 명기했다. 선박 건조라는 전통적인 조선업만으로는 시장의 변화를 따라가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SK그룹은 보유중인 경기 안산시 메추리섬에 종합레저시설을 조성할 목적으로 부동산 개발사업에 뛰어들었다. 주력 계열사인 SK에너지는 탄소배출권 거래사업과 수처리 사업, 배터리 사업 등을 신성장동력 사업으로 추진키로 했다.

GS그룹은 자회사인 GS EPS의 정관 변경을 통해 바이오매스와 풍력 등 재생자원사업에 발을 들여 놓았고, 기아차는 지난해 기아 타이거스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계기로 '프로야구단 운영 및 스포츠시설 운영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롯데쇼핑은 26일 주총에서 신재생에너지 발전업과 석유판매업, 전자상거래업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할 예정이고, 신세계는 기업형 슈퍼마켓(SSM) 사업 등을 감안해 '다양한 형태의 가맹사업'을 사업목적에 새로 포함시켰다.

한 애널리스트는 "기술의 발달과 치열한 경쟁 등으로 이른바 신수종사업 발굴의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큰 만큼 기업들이 사업목적을 새롭게 추가하는 건 자연스러운 경향"이라며 "다만 주력분야와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분야의 경우 위험성도 크고 자칫 문어발식 확장이란 비판을 자초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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