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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주 취소 쓰나미에 국내 조선사 발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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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주 취소 쓰나미에 국내 조선사 발동동

입력
2010.03.22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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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선박 인도량 10%이상 감소 전망

요즘 국내 조선업계는 '수주 취소' 공포에 떨고 있습니다. 배를 만들어 달라고 주문했던 선박 발주업체가 돌연 사정을 들어 주문을 취소한다는 건데요. 완제품 납품을 가정해 경영계획을 잡은 조선사에게는 큰 타격이 아닐 수 없습니다.

17일에는 '세계 1위 업체'인 현대중공업이 총액 4,802억원 상당의 유조선 5척 공급계약을 해지했다고 공시했습니다. 2008년 6월에 수주받은 유조선 9척 가운데 무려 5척이 취소된 건데요. 그리스 신생 선박업체로 알려진 발주사가 자금사정이 악화되면서 취소 요청을 해 왔답니다.

현대중공업 측은 "아직 건조 시작 전이었고 선수금도 받은데다 취소에 대한 책임도 선주가 부담하는 것이어서 금전적 부담은 없다"고 설명했지만 조선업계는 "현대중공업 정도 되는 업체에도 주문을 취소하다니…"라며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한 척에 보통 수백억~수천억원씩 하는 배 주문을 취소한다는 건 그만큼 신뢰도에 큰 타격을 감수해야 하는 일이라서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는 거죠. 그래서 국내 대형 조선업체들은 글로벌 경제위기로 인한 유럽 해운업체의 위기에도 "수주 취소만은 없다"고 자신해 왔는데 이번에 예상이 뒤집힌 셈입니다.

실제로 얼마 전 프랑스 해운전문분석기관인 AXS-알파라이너는 2008년 9월 이후 전 세계적으로 140척, 43만6,000TEU의 컨테이너선 발주가 취소됐으며 이 가운데 26척, 11만3,000TEU가 한국 조선업체들에 해당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특히 유럽 해운업체들의 자금 상황이 좋지 않아 추가 취소의 가능성도 높다고 합니다. 프랑스 대형 선사인 CMA CGM은 최근 은행들로부터 56억달러에 달하는 채무 조정협상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 회사가 국내 조선사들과 인도 일정을 연기하는 협상을 진행중인 물량만 40여척에 이른다고 합니다. 하나의 프로젝트 규모가 매출액의 5%를 넘지 않으면 공시 의무가 없는 점을 감안할 때 작은 규모라도 공개되지 않은 취소물량은 더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나금융연구소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해 조선사의 선박 인도량은 작년보다 10% 이상 감소할 것이며 2012년까지 지속적인 인도연기와 취소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최근 국내 조선업체들의 수주가 지난해에 비해 늘어나는 상황인데 지나친 위기감은 자칫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다며 우려를 나타내기도 한답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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