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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는 지금 '위안화 절상' 설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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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는 지금 '위안화 절상' 설전 중

입력
2010.03.22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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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ㆍ미 환율전쟁이 경제전문가들의 논쟁으로 번지고 있다. 중국에 강력한 무역보복을 가해야 한다는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의 주장에 대해 스티븐 로치 모건스탠리 아시아 회장이 "완전히 잘못된 조언"이라며 반대하고 나섰다.

로치 회장은 18일 블룸버그 TV의 생방송 인터뷰에서 "노벨상 수상자인 크루그먼 교수가 마치 중국을 야구방망이로 때리기라도 해야 할 것처럼 말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 방망이는 오히려 크루그먼을 향해 꺼내 들어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최근 뉴욕타임스 기고문에서 "우리가 중국을 말로 설득해 봤자 소용 없다"면서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고 25%의 높은 보복 관세를 매겨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로치 회장은 "미국은 환율을 원하는 대로 해도 되고 중국은 안 된다는 것은 위선"이라면서 "금융 시스템이 미발달한 신흥국에 금융이 고도로 발달한 선진국처럼 하라고 강요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이 자국민들의 저축이 극도로 부족하다는 점은 돌아보지 못한 채 중국 때리기에만 열중하고 있다"면서 "글로벌 금융위기로 미국의 일자리가 줄어든 것도 중국 탓만 하는데, 사실 이는 과거 미국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을 잘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블룸버그 통신 기자가 로치 회장의 지적을 전하자, 크루그먼 교수도 발끈했다. 그는 "내 말은 신중한 경제학적 분석에 따른 것이며, 인위적으로 통화가치를 낮게 유지하는 중국 때문에 세계 경제는 위축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만약 미국이 저축을 늘린다면 (세계 시장에서) 수요는 어디서 나오겠느냐"며 "저축을 늘리는 건 장기적으로나 할 일이지 지금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로치 회장은 다시 "크루그먼이 미국 정치권에 아주 심하게 잘못된 조언을 하고 있다"며 "저축이 나쁘다는 생각에 전적으로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무역 흑자가 지나치게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게 위안화 때문인지는 의문"이라며 "중국의 소비를 부추기는 노력이 위안화 절상을 요구하는 것보다 무역 불균형 해소에 훨씬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크루그먼 교수의 주장에 이의를 제기한 전문가들은 로치 회장뿐 아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경제부문 편집자인 라이언 애번트도 "크루그먼의 표현은 조지 W 부시 정부가 이라크를 침공할 때의 언사를 연상시킨다"고 비판했고, 국제관계 전문가인 대니얼 W 드레즈너 시카고대 법대 교수도 "크루그먼은 국제 관계에서 쟁점이 되는 문제에 직면할 때 호전적인 일방주의를 선호한다는 점에서 '네오콘'이나 다름없다"고 맹비난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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