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사법개혁안 충돌 이후/ 일격 날린 대법 "여론 지켜보자" 일단 숨고르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사법개혁안 충돌 이후/ 일격 날린 대법 "여론 지켜보자" 일단 숨고르기

입력
2010.03.22 00:06
0 0

대법원은 18일 한나라당의 사법제도개혁안에 대해 정면 반발하는 성명서를 발표한 후 일단 정치권과 여론의 움직임을 주시하며 정중동의 자세를 취하고 있다. 당장 추가적 움직임은 보이지 않지만 모처럼 일선판사부터 고위급까지 비판의 목소리가 일치하고 있어 한나라당의 입장변화가 없을 경우 과거 사법파동에 비견될 고강도 대응이 뒤따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19일 법원행정처는 기획조정실을 중심으로 대책회의를 열어 여론동향을 점검하는 한편, 다음 단계의 대응을 논의했다. 법원은 우선 삼권분립과 법관 인사권 독립 등 사법부 의지가 충분히 국민들에게 전달된 것으로 판단하고, 정치권의 반응을 기다려본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법원행정처는 지난달 한나라당의 사법개혁 초안이 공개된 이후 한달 간 한나라당 사법제도개선특별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물밑으로 접촉하며 법원 입장을 반영하기 위해 노력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 관계자는 "한나라당의 법원 출신 의원들을 중심으로 꾸준히 접촉했으나 별다른 성과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그만큼 청와대와 당의 입장이 예상보다 강고했다는 얘기"라고 전했다. 즉, 그간 소통노력에도 한나라당이 법원의 입장을 반영하지 않고 최종안을 내놓자 성명서 발표라는 고강도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것이다.

만일 한나라당에서 입장변화를 보이지 않고 법원을 계속해서 압박할 경우, 대법원 역시 강경한 태도를 굽히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대법원의 적극적인 반격에 법관 대부분 공감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서울고법의 한 판사는 "법원행정처 성명에 속이 다 시원했다"면서 "대법관 인사위원회에 외부인사를 대거 투입하고 대법관을 증원한다는 것은 사법부를 친정부 인사로 채우겠다는 얘기 아니냐"고 비판했다. 지방의 한 부장판사는 "대법원의 발언수위가 높아 놀라기는 했지만 적절한 대응이라 본다"고 밝혔다. 사법부의 2인자인 법원행정처장이 성명서를 직접 낭독했다는 건 그만큼 이용훈 대법원장의 결연한 의지가 반영됐다는 반응들이다.

법원 안팎에선 대법원의 사법정책자문위원회가 자체 개혁안을 발표하는 26일이 갈등의 분수령으로 작용할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미 대부분의 내용이 언론을 통해 공개됐지만, 최종안의 형태로 나오면 여당이 논평을 하면서 또 다른 불씨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법원 관계자는 "지난 6개월간 각계 전문가들이 공들여 만들어온 개혁안이기 때문에 정치인들이 급조한 안보다는 국민의 공감을 얻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문준모 기자 moonj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