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랑. 해. 요. 태. 권. 도.” 세상에서 가장 멋진 사나이를 꿈꾸는 미남 74명이 외친 기합소리가 불국사에 쩌렁쩌렁 울려 퍼졌다. 얼굴부터 눈동자, 머리카락까지 닮은 구석이라곤 하나도 없다. 하지만 태권도를 통해 하나로 뭉쳤다.
제6회 미스터 월드 선발대회(12~27일ㆍ한국일보 주최ㆍ인천광역시 후원) 여드레째인 19일. 장기 자랑 경연대회 우승자 유지광(25ㆍ한국) 등 74명은 오전에 신라의 천년 고도 경주 불국사에서 태권도를 배웠고, 오후엔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열리는 대구월드컵경기장트랙에서 달리기 경기로 땀을 흘린 뒤 대회 홍보대사로도 위촉됐다.
불국사 범영루 앞에서 열린 태권도 체험에서 미스터 월드 후보들의 품세는 엉성했다. 하지만 일일교사로 나선 경주대 태권도학과 황대한, 공진희씨의 지도로 처음엔 오합지졸처럼 갈팡질팡하던 후보자들이 이내 손을 사용하는 막기와 지르기를 제법 그럴 듯하게 해냈다. 태권도 체험 최우수 후보는 체코 대표 요셉 카라스(31)와 페루 대표 마누엘 일리치(24). 카라스는 동작이 가장 정확하다는 이유로, 일리치는 박력 있고 기합이 좋다는 이유로 미스터 월드 조직위원회 관계자의 눈길을 끌었다.
전날의 주인공이 유지광이었다면 이날은 단연 카라스였다. 육상 10종 경기 국가대표 출신인 카라스는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네 개조로 나뉘어 치러진 400m 계주에서도 폭발적인 주력을 과시하며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2003대구유니버시아드에 출전했던 카라스는 “대구를 7년 만에 방문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도시는 매우 아름답고, 시민은 매우 친절했다”고 기억을 더듬었다. 카라스는 “예의와 명상을 우선시하는 한국을 좋아한다. 한국에서 태어났어야 했는데…”라고 말하기도 했다.
인천으로 이동한 미스터 월드 후보 74명은 20일 인천 해성보육원에서 불우아동을 돌보고, 화성에선 무주택자를 위해 사랑의 집짓기(해비타트) 활동을 펼친다. 또 21일 서울 남산에서 열릴 거북이 마라톤에 참가한 뒤, 한국의집에서 제3차 예선인 한식요리 경연대회를 갖고 자웅을 겨룬다.
경주=이상준 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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