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실험으로 악명 높은 일본 관동군‘731부대’의 인체표본을 가져와 암매장했다는 의혹이 짙은 지역을 일본정부가 올해 발굴 조사할 방침이다.
19일 일본 시민단체‘전쟁피해조사회법을 실현하는 시민회의’에 따르면 일본 후생노동성은 도쿄 신주쿠(新宿)구 도야마(戶山)의 일본 국립국제의료센터 제5직원 아파트 부지 1만㎡에 대한 발굴 작업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곳은 태평양 전쟁 기간 731부대의 사령탑이던 구 일본 육군 군의학교방역연구실이 있던 장소 부근이다.
특히 방역연구실로 사용되던 이 곳은 지난 1989년 사람의 유골이 100여개 이상 무더기로 발견됐던 지점이기도 하다. 당시 국립예방위생연구소(현 국립감염증연구소)를 지으려고 공사를 하던 중 쏟아져 나온 두개골은 드릴로 구멍이 뚫린 자국이 선명했고, 수술이나 총탄으로 손상된 흔적도 있었다. 시신의 사망 시점은 1920~1970년대 사이로 추정돼 731부대의 인체표본을 옮겨와 보관하다가 패전과 동시에 암매장한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됐었다. 신주쿠구도 당시 전문가에게 의뢰해 조사한 결과“한국, 중국, 일본인이 포함된 몽골계로 추정된다”고 발표해 이러한 의혹에 무게를 뒀다. 반면 전쟁터에 버려진 시신을 연구용 표본으로 사용했을 것이라는 추정도 제기돼 논란이 됐었다.
당시 일본 정부는 외과수술연습을위해 수집된 인체표본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유골의 신원과 사망 원인 등을 추가 조사했지만 진전이 없어 결국 수수께끼로 남았다.
이번 조사는 지난 2006년 일본군 육군 군의학교 전직 간호사가 “방역연구실 부근 아파트 부지에도 시신을 암매장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증언함에 따라 올해와 내년 아파트가 철거되는 시점부터 발굴을 시작하기로 한 것.
그러나 후생노동성은 시민단체 측에 “우선 유골이 묻혀 있는지조사하고, 발견되면 경찰에 신고할 계획”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져 731부대 희생자 확인 여부가 밝혀질지는 미지수다.
도쿄= 김범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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