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정부가 자국 국민과 한국인과의 국제 결혼을 일시 금지하는 조치를 내렸다.
주캄보디아 한국대사관은 19일 "캄보디아 정부가 이달 5일 대사관에 '캄보디아인과 한국인간 결혼을 잠정 중단한다'는 입장을 공식 통보해 왔다"고 밝혔다. 대사관에 따르면 캄보디아 정부는 이달 초 잠정적으로 국제결혼 신청서 접수를 중단한다는 의사를 전했으며, 8일부터는 국제결혼과 관련한 영사확인 신청서 접수도 중단했다.
캄보디아 정부의 이번 조치는 한국 남성과의 국제결혼 과정에서 자국 여성들의 인권 침해가 심각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캄보디아 정부는 2008년 3월 중개를 통한 국제결혼을 금지했다. 캄보디아 전체 국제결혼 가운데 한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60%가량인데 대부분 결혼 중개업자를 거쳐 이뤄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 9월 현지의 국제결혼 중개업자가 캄보디아 여성 25명을 모아 한국인 1명에게 맞선을 보인 게 당국에 적발되는 등 결혼 중개가 지속적으로 사회문제가 되자 캄보디아 정부가 아예 한국인과의 국제결혼을 금지한 것이다.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캐나다나 미국 등 다른 외국인은 보통 자유 연애에 따라 캄보디아 여성과 결혼한 다음 현지에 사는데 비해 한국인과의 결혼은 집단 맞선 등 중개 형태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번 조치는 한국에만 취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인과 결혼한 캄보디아인 수는 2004년 72명, 2005년 151명, 2006년 365명에 이르다가 2007년 1,759명으로 급증했고 2008년에는 551명으로 줄었다. 지난해에는 한국 남성과 결혼한 캄보디아 여성 1,327명이 국내에 들어왔다.
김이삭 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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