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하지? 욕심장이, 너부대대…. 최근 나온 한 어린이책에서 잡아낸 틀린 표기들이다. '어떡하지''욕심쟁이''너부데데'로 써야 맞다.
이 책은 맞춤법 오류뿐 아니라 오탈자와 비문 범벅이다. 조사와 시제도 엉망이다. 교열을 아예 한 번도 안 했구나 싶다. 그림도 대충 그린 티가 역력하다. 그림은 노란 바지를 입은 여인인데, 글은 '아내가 흰색의 아름다운 드레스를 입고 나타났습니다'라고 돼 있다. 무책임, 무신경이 아닐 수 없다.
책을 펴낸 출판사는 사장을 포함해 직원이 3명뿐인 작은 회사다. 편집자는 "4~5개월 동안 혼자서 세 권의 책을 편집하고 교정해야 했다"면서 "과중한 업무가 낳은 실수"라고 말했다. 사정을 듣고 보니 안 됐지만, 그래도 '하자' 투성이 책을 돈 받고 파는 것은 옳지 않다.
매주 수십 권 쏟아지는 어린이책 가운데 이 책이 눈에 띈 것은 교열이 유독 엉망진창이기 때문이다. 해당 출판사는 운이 나빴다. 정도 차이는 있지만 이처럼 기본이 안 된 책이 드물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주 여러 일간지가 소개한, 한 대형 출판사의 어린이 책도 선택형 문장에서 '하든지'를 '하던지'로 표기했다. 외국 문학상 수상작이라고 떠드는 번역서에서 비문이 난무하는 경우도 많다.
바르고 정확한 글은 책이 갖춰야 할 기본 덕목이다. 특히 어린이 책은 어른 책보다 더 꼼꼼하게 교열해야 한다. 우리글 바로쓰기를 배우기 시작하는 아이들에게 자칫 나쁜 국어 교과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비약적으로 발전한 우리 어린이 책. 소재와 장르가 다양해지고 때깔이 좋아진 것은 좋지만 기본을 잊어서는 안 된다.
김혜경기자 thank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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