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광수 지음/이후 발행ㆍ330쪽ㆍ1만6,000원
중국, 브라질, 러시아와 함께 급성장하는 브릭스(BRICS)의 일원으로 주목받고 있는 인도. 하지만 높아진 관심에도 불구하고 인도 역사는 우리에게 아직은 낯설다.
이광수 부산외대 러시아ㆍ인도통상학부 교수는 인도의 역사와 우리 역사를 '다르지만 같은' 역사로 조망한다. 그는 이 책에서 카스트 제도가 성립된 기원전 6세기 무렵부터 무슬림에 의해 대규모 열차테러가 발생했던 2006년까지, 인도사의 중요한 장면들을 훑는다. 인도 역사의 해당 장면이 한국 역사의 어떤 부분과 닮아 있는지, 혹은 다른지를 견주고 있는 점이 독특하다.
목차만 따라가도 인도와 우리의 공유점을 찾는 일은 어렵지 있다. 식민지 경험이 있으며 분단을 겪었고 역사해석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이 심각하다는 점 등이 그렇다. 물론 식민지 경험이 200년이 넘는 인도와 40년 남짓한 우리의 경험을, 혹은 종교적 갈등으로 인해 파키스탄과 인도로 분단된 인도와 이데올로기 때문에 남ㆍ북한으로 갈린 우리 현실을 1대 1로 비교하는 것이 무리하게 비칠 수도 있다.
그러나 양국의 역사가 얼마나 비슷하고 얼마나 다른가를 구분하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은 아니다. 타자를 통해 우리 스스로를 냉정하게 바라보자는 것이다.
가령 1947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인도가 무슬림과 힌두교도의 갈등 때문에 파키스탄과 인도로 분리된 사건을 저자는 '분단'으로 파악한다. 파키스탄과 인도가 분리될 당시 1,20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몇 개월 사이에 대이동을 했는데 이런 혼란의 와중에 양측의 수많은 여성들이 납치, 강간당했고 노인, 병자, 아이들이 반대세력으로부터 공격을 당해 희생됐다.
저자는 이 사건에서 한반도의 해방공간부터 한국전쟁까지 진행됐던 잔혹한 학살과 보복의 악순환과의 연관성을 찾는다. 권력 획득에만 관심을 기울였을 뿐 분단이라는 미증유의 사건 앞에서 실제 민중이 어떤 고통을 직면할 것인지에는 무관심했던 인도와 한국의 정치지도자들을 비판한다.
이와 함께 저자는 인도 네루 가의 세습정치와 한국에서 박정희_박근혜로 정치권력이 이어지는 현상, 귀족계급 브라만이 백성을 착취하는 줄 알면서도 자신을 신으로 만들어 주겠다는 브라만과 결탁한 굽타제국 왕들의 행태와 광주 학살극이 벌어진 후 군사 쿠데타의 주역들을 찬양한 한국의 종교 지도자들을 비교하기도 한다.
이 교수는 "정치의 모양은 다르지만 위정자들이 하는 행동은 똑같고 국민들이 속는 모습도 비슷하다"며 "일국사의 관점을 넘어 우리 역사를 객관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이 책을 썼다"고 말했다.
이왕구 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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