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한국에 도착했을 땐 음식에 대한 불만이 많았다. "베이컨, 소시지, 스크램블. 이런 걸 먹게 해달라." 낯선 나라에서 먹는 호텔 음식이 입에 맞을 리 없었다.
그러나 비빔밥 앞에선 달랐다. "놀라워(amazing)!" "아주 매워(so spicy)!""채소가 많은 건강식.(more vegetable, more healthful)"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일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세상에서 가장 멋진 사나이가 되겠다'는 꿈을 안고 한국을 방문한 74개국 미남들이 21일 서울 필동 '한국의집'에서 열린 제6회 미스터 월드 선발대회(한국일보 주최ㆍ인천광역시 주최) 제3차 예선 한식요리 경연대회(비빔밥 만들기)에 참가, 맛대결을 벌였다.
맛ㆍ색ㆍ영양…비빔밥 최고
네 개조(옐로ㆍ블루ㆍ레드ㆍ블랙)로 나뉘어 열린 비빔밥 만들기의 승자는 블루 팀이었다. 블루 팀 대표 카밀로 가르시아(콜롬비아)는 이날이 자신의 스무 번째 생일이라서 기쁨이 두 배. 가르시아 등 블루 팀 후보는 제1차 예선 스포츠 부문 평가(17일ㆍ무주)에서 우승한 레드 팀 후보와 함께 가산점을 받은 채 본선 대회(27일)에 나선다.
버섯과 당근을 볶는 냄새는 낯선 이방인의 후각과 미각을 자극했다. "채소에서 이런 향과 맛이 나올 수 있다니 믿을 수 없다. 또 건강에 좋은 재료만 들어간다는 사실도 놀랍다."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핀 룩셈부르크 대표 카를로 마리노(30)는 비빔밥 예찬론을 펼쳤다.
태국 대표 라타사트 룽시립팁(24)은 고추장을 듬뿍 넣고 맛있게 비벼 먹었다. 페루 대표 마누엘 일리치(24)는 "매운 맛과 달콤한 맛이 비빔밥 안에서 조화를 이룬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거북이 마라톤…시민과 호흡
한식요리 경연대회에 앞서 미스터 월드 후보 74명은 이날 오전 남산에서 열린 거북이 마라톤에 참가해 서울시민과 함께 봄 날씨를 즐겼다. 이날 아침엔 황사가 예상됐지만 가시권이 인천까지 확대될 정도로 쾌청했다.
각국 미남들은 상쾌한 봄 날씨를 만끽하면서 "아름다워(beautiful)"를 연발했다. 남산 정상에서 본 서울 시내 풍경은 아름다웠고, 후보들은 저마다 사진기를 꺼내 추억을 담느라 바빴다.
방송인 이상용씨가 미스터 월드에 출전한 74명을 소개하자 거북이 마라톤에 참가한 시민들은 "너무 잘 생겼다"며 수군거렸다. 즉석 춤 대결에선 나이지리아 대표 케네스 오콜리(26)와 과달루프 대표 엠마누엘 빙가(25)가 돋보였다. 화려한 춤사위를 선보인 이들은 시민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았다.
남산에서 만끽한 동포애
필리핀 대표 앨빈 데호야(23)는 남산 타워 입구에서 필리핀 관광객 여섯 명에게 둘러싸였다. 필리핀 신문에서 데호야를 봤던 필리핀 여성들은 "와, 잘 생겼다" "같이 사진 찍어요"를 외쳤다. 이에 데호야는 "날 알아보다니 깜짝 놀랐다"며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태국 대표 룽시립팁은 태국 관광객으로부터 '꿈 속에서나 볼 남성'이라는 극찬을 받았다. 일본 여성 미츠나가 노리코는 일본 대표 하레루야 코노를 보고 "정말 잘 생겼다. 미스터 월드가 되길 바란다"며 응원했다.
거북이 마라톤과 비빔밥 만들기를 체험한 미남 74명은 경복궁으로 이동해 한국 전통 건축물의 아름다움에 빠졌다. 미스터 월드 후보 74명은 23일 제4차 예선 패션쇼에서 각자의 매력을 발산한다.
이상준기자
박민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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