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한국은행 총재의 '비둘기파' 성향이 부각돼 시중금리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채권형 펀드로 돈이 몰리고 있다.
21일 금융투자협회와 하나대투증권에 따르면 지난 17일 현재 국내외 주식형펀드에서는 10일째 자금이 동반 유출됐으나, 채권형으로는 8거래일 연속으로 총 1조2,000억원 이상의 돈이 들어왔다.
특히 신임 한국은행 총재에 김중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의 내정 사실이 발표된 16일에는 6,360억원이 한꺼번에 유입됐다.
3월 이후 설정액이 2월말보다 100억원 이상 증가한 채권형펀드도 산은자산운용의 `산은사모증권투자신탁P-1[채권]'(1,400억원)과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의 `사모채권SH-3'(1,300억원)을 비롯해 모두 15개에 달했다.
이는 연초 이후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해외와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각각 1조2,350억원과 8,271억원이 빠져나간 것과는 큰 대조이다.
채권형 펀드로 자금이 계속 유입되는 것은 신임 한은 총재 내정과 금통위의 기준금리 동결 등으로 저금리 기조가 상당기간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발 악재로 증시의 불확실성이 점차 커지고, 부동산 시장마저 침체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시중의 풍부한 자금이 안정적 투자처를 찾아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하나대투증권 관계자는 "한은 총재 교체와 기준금리 동결 등으로 채권형 펀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며 "이는 새 한은 총재와 정부의 정책 코드가 맞을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기준금리도 오르지 않아 앞으로도 상당 기간 저금리기조가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국내외 악재에 따른 불확실한 증시 전망과 부동산값 하락세 등도 채권형 펀드로 돈을 몰리게 하는 요인"이라며 "채권형 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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