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자지라, 美국립문서보관서 자료 입수
한국전쟁 와중인 1951년 미국 합동참모본부가 북한지역에서 세균전 현장 실험을 명령했음을 보여 주는 문서가 발견됐다고 아랍권 위성채널 알자지라가 보도했다.
알자지라는 지난 17일(현지시간) 방영한 심층보도프로그램 ‘피플 파워’를 통해 미국 국립문서보관소에서 입수한 문서를 공개했다. 1951년 9월 21일 작성된 이 극비문서에는 “미 합참이 작전상황 중 (세균전에 사용되는) 특정 병원체의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를 실증하기 위해 대규모 현장 실험을 실시할 것을 명령했다”고 기록돼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북한은 한국전 당시부터 미군이 북한 민간인들에게 세균전을 자행했다고 줄곧 주장해왔다. 또 지난 2007년 일본언론에 의해 생체실험으로 악명 높은 일본731부대의 이시이 시로(石井四郞ㆍ육군중장)가 2차대전 후 200명분의 세균 생체실험 표본을 미국측에 건넨 것이 확인된 적이 있다. 하지만 미군이 세균폭탄의 실제 실험을 지시했다는 공식문서는 이번에 처음 공개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을 방문한 알자지라 취재진에게 북한주민 윤창빈 씨는 “1952년 3월 파리들이 꽤 커지고 갈색빛을 띠더니 4월부터 마을에 장티푸스 같은 전염병이 돌았다”며 “50가구였던 마을에서 주민들이 팔, 다리가 가렵고 고열 증세에 시달리다가 30명이 죽었다”고 증언했다. 한국전 당시 북한 폭격에 가담했다 항공기 추락으로 북한군에 포로가 됐던 미군 조종사 케네스 에노크(85ㆍ현 텍사스주 거주) 씨는 당시는 자신이 세균 폭탄 투하 임무를 수행했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종전으로 석방된 후엔 강요에 의한 거짓진술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케네스 씨는 자신이 직접 가담하지 않았으나 세균전이 수행됐을 개연성에 대해선 긍정했다고 알자지라가 전했다.
알자지라는 한국전쟁 당시 세균전과 관련해 미 국방부와 국무부에도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고 전했다. 이 방송은 그러나 미 합참의 명령이 실행됐음을 보여 주는 확증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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