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검 형사3부(부장 김승식)는 19일 오전 부산 여중생 이유리(13)양 납치 살해 피의자인 김길태(33ㆍ구속)의 신병을 경찰로부터 넘겨받아 보강 조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A4 용지 5,000쪽 분량의 자료도 받았다.
검찰은 김길태가 도착하자마자 조사실로 데려가 그가 경찰에서" 기억이 안 난다"고 진술한 납치와 살해 부분을 중심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검찰은 김길태의 자백을 유도하고 직접 증거를 찾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경찰 자료를 바탕으로 김길태를 기소했다가 법정에서 진술을 바꾼다면 우발적 범행이라는 김길태의 주장이 받아들여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필요하면 전면 재조사를 실시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김길태는 검찰 송치 이틀 전인 17일 한 시민이 그를 위해 선임해 준 윤모 변호사를 면담했다. 김길태는 변호사에게 "스스로 용납이 안 된다"고 반성의 뜻을 내비치기도 했지만 과거 수감 중 2년 4개월간 정신질환을 앓아 치료받은 사실을 강조했다.
해리 현상(충격을 받았을 때 성격의 일부가 분리돼 독자적으로 기능하는 현상으로 이 경우 나중에 자신의 행동을 기억하지 못하기도 한다) 같은 전문 용어를 사용하며 자신의 증세가 평생 치료되지 않는다는 점도 설명했다. 변호인은 재판부에 김길태에 대한 정신감정을 신청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검찰은 그러나 김길태의 이 같은 주장이 형량을 줄여 보려는 의도된 행동인지 분석할 계획이다.
검찰은 이미 단일 형사 사건으론 이례적으로 부장검사를 주임검사로 정하고 모두 4명의 검사를 투입해 수사팀을 꾸렸다. 대검찰청은 심리분석팀도 파견, 김길태의 입을 열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김경수 부산지검 1차장은 "국민적 관심사가 된 사건인 만큼 김길태가 혐의를 부인하는 부분을 중심으로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부산= 강철원 기자
강성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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