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사진) 전 한국은행 총재는 17일 "한은은 지금부터라도 기준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박 전 총재는 이날 SBS라디오 인터뷰에서 "정부가 5%성장을 장담하면서도 기준금리를 2%에 묶어두라고 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면서 "경제가 5% 성장을 할 때 정상적 상황이라면 정책금리는 4~5%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금리를 2%에서 2.5%로 조금 올려도 이것 역시 초저금리"라면서 "아직 물가와 부동산이 안정적이나 이를 믿어서는 안되며 이대로 방치하면 내년 이후 부작용이 나타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인기가 없더라도 금리 인상을 시작하는 게 옳다"고 단언했다.
박 전 총재는 한은 총재의 역할에 대해 "나라의 금고를 지키는 금고지기"라면서 "금고에서 돈을 풀면 모두 좋지만 나중에 물가가 오르고 나라 경제는 적자가 되는 부작용이 생긴다"고 밝혔다.
중앙은행 독립성과 정부협력 문제에 대해서도 "정부와 협력을 강화해야 하지만 협력의 의미가 문제"라며 "정부와 중앙은행의 관계는 기본적으로 견제와 균형의 보완관계"라고 말했다.
또 "정부는 단기목표를 추구하기 때문에 돈을 풀기를 바라고 금리는 내리길 바라지만 한은은 성장보다 안정, 단기목표보다 장기목표를 추구하고 당장보다는 내년이나 내후년 일을 더 걱정한다"면서 "정부와 잘 협력할 필요가 있지만 독립성을 확고히 가지고 정부와 잘 협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중수 차기 한은총재 내정자에 대해선 "전문성과 국제감각을 갖추고 도덕성도 좋은 분이라고 본다"고 평하면서 다만 그가 어떤 금리정책을 펼지에 대해선 "실제로 두고 봐야 알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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