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학원 이사장을 지낸 민주당 강성종 의원이 신흥학원 교비 횡령을 직접 지시한 정황이 검찰에 포착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김기동)는 18일 이 학원 전 사무국장 박모(53)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구속기소하면서 이 같이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강 의원은 2004년 8월 A건설사를 운영하는 정모씨에게 재단산하 신흥대학 관련 공사업체 선정 업무를 맡기면서 “공사금액을 부풀려 계약을 체결하고, 초과 지급된 돈은 박씨에게 전달하라”고 요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강 의원은 지난해 9월까지 박씨를 중간 경유지 삼아 6개 업체에서 총 25억7,000여만원을 건네받았다.
박씨가 이사장으로 있는 인디언헤드 외국인학교 예산도 강 의원의 ‘화수분’이었다. 강 의원은 2003년 1월~2004년 5월 박씨에게 “학교 돈으로 선거자금을 대 달라”고 요구해 20억여원을 받은 것을 비롯, 교비가 입금된 계좌의 직불카드를 할인마트나 음식점 등에서 마구 사용하는 등 학교 예산 36억여원을 가로챈 것으로 조사됐다. 심지어는 아들 과외비나 가정부의 임금도 학교 예산인 강사비 명목으로 지급했다.
이렇게 강 의원이 박씨와 짜고 두 학교에서 빼돌린 공금은 모두 72억여원에 이르며, 이 중 62억여원이 강 의원의 정치자금이나 생활비 등으로 사용됐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은 강 의원이 박씨 이외에 다른 학교 관계자를 통해서도 교비를 추가 횡령한 단서를 잡고 조사하고 있다. 그러나 강 의원은 지난 15일 소환 조사에서 박씨로부터 돈을 받아서 쓴 사실은 일부 인정하면서도 대부분의 혐의에 대해선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우 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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