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가 고등교육 지원금을 5억7,300만파운드(약 1조원)나 삭감할 계획이라고 17일 발표했다. 영국 내 130개 대학 중 100군데 이상이 예산 삭감이나 동결 상황에 처해 대학 재정위기가 심각해질 전망이라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보도했다.
교육예산 배분권을 가진 고등교육재정위원회(HEFCE)의 이번 조치로 옥스포드대나 캠프리지대 등을 포함한 99개 대학의 기금이 깎이고, 2개 학교는 동결된다. HEFCE는 경기침체에 따른 공공부문 예산 축소로 상황이 더 악화할 것을 예고했다.
크리스 패튼 옥스퍼드대 총장은 "대학 수업료가 탁아소 비용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며 "학습의 질을 높이기 위해 대학 수업료 상한을 철폐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영국 대학의 수업료 상한은 연간 3,225파운드(약 560만원)지만 대학들은 적어도 6,000파운드의 수업료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최근 대학 부총장 급여가 10년간 2, 3배나 올랐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대학들이 자구 노력도 없이 학비만 올리려 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최고액수를 받는 부총장의 경우엔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보다 연봉이 두 배나 많았다.
반면 영국 대학생 중 절반이 1만5,000파운드(약 2,600만원)의 빚을 지고 졸업을 하고 있다고 가디언이 보도했다. 이 신문은 "학비 부담 때문에 값싼 음식을 택하는 등 식습관을 바꿨다"고 응답한 학생이 42%라며 학생들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지만 학비 부담이 너무 크다고 전했다.
채지은 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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