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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남은 숙제… 김길태의 신발·李양 귀걸이 등 물증 확보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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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남은 숙제… 김길태의 신발·李양 귀걸이 등 물증 확보 총력

입력
2010.03.19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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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길태(33ㆍ구속)가 16일 열린 현장 검증에서 시신 유기 과정은 소상히 재연하면서도 숨진 여중생 이유리(13)양 집을 침입한 방법과 납치 과정에 대해서는 모르쇠로 일관하자 경찰은 적잖은 고민에 빠졌다. 검찰 송치(19일)까지 수사 기간이 이틀 밖에 안 남은 상황에서 증거 서류 목록을 늘려야 하는 부담이 생겼기 때문이다.

경찰은 김길태가 "기억이 안 난다"는 납치 과정을 중심으로 물적 증거를 추가 확보해 자백 없이도 경찰 추정을 사실로 굳힌다는 구상이다. 이는 김길태의 혐의를 강간 치사가 아닌 강간 살인으로 보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김길태는 일관되게 만취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법원이 김길태 주장을 받아들인다면 고의성 있는 강간 살인보다는 우발적 범행인 강간 치사 혐의가 적용돼 형량이 줄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경찰은 김길태가 이양 집을 침입할 때 지문을 안 남긴 점을 주목하고 장갑 등을 사용했는지 조사하고 있다. 장갑을 이용했다면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우발적 범행이라는 김길태 주장의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 이양을 납치한 과정도 경찰은 자세히 들여다보고 있다. 수사팀 관계자는 "야간에 미로처럼 얽힌 골목길을 통해 이양을 끌고 간 것은 의식적 행동으로밖에 볼 수 없다"며 "납치 과정을 지켜 본 목격자가 더 있는지 찾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또 구속영장 신청 때 기재하지 않았던 목격자 진술을 검찰 송치 때는 첨부할 방침이다. 시신 유기 현장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 본 목격자의 진술은 경찰 수사의 신빙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경찰은 이양 집 침입부터 납치까지의 동선을 지켜 본 또 다른 목격자가 있을 것으로 보고 시민들의 제보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경찰은 납치 후 김길태의 행적을 정확히 밝혀내기 위해 사건 현장 주변의 폐쇄회로(CC)TV 촬영 동영상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의뢰해 정밀 분석하고 있다. 또 사건 현장 주변을 재조사해 단서가 될 만한 물품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로 보낼 계획이다. 이양을 납치할 때 신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신발과 이양이 납치될 때 떨어져 나간 것으로 보이는 한쪽 귀걸이를 찾는 것도 경찰의 과제다.

부산= 강철원 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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