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대표 데호야(23)는 2010 미스터 월드 후보 74명 중에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의 친한파이다. 한류의 영향으로 자국에서도 한국 문화를 많이 접했다는 그의 입에선 '원더걸스' '비' '슈퍼주니어' '꽃보다 남자' '엽기적인 그녀' 등 한국 연예인과 TV드라마, 영화제목이 거침없이 쏟아져 나왔다.
인터뷰 도중 인기가수 '2NE1'의 히트곡 'Fire'가 흘러나오자 '미미미미미 미치고 싶어' 등 후렴구를 따라 하는 것은 기본이고, '산다라 박을 소개시켜줄 수 있어요?(Can you set me up with Sandara Park?)'라고 묻기도 했다.
데호야는 간호장교를 꿈꾸고 있다. 2007년 필리핀 극동대(Far Eastern University) 간호학과를 졸업하고 간호자격증까지 갖고 있는 검증된 간호사다. 그가 간호학과를 선택한 이유는 남녀 구분 없이 간호사가 자국에서 인기직업이기 때문. 학교 다닐 때도 남녀 비율이 2대8 정도로 남학생의 비율이 꽤 많은 편이었단다. 직업의 안정성과 다른 분야로의 진출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두고 지난해 군 간호장교에 지원, 최종면접만 남겨둔 상태다.
그는 현재 12대의 컴퓨터를 빌려 인터넷 카페를 운영하는 '사장님'이며 지난해 10월부터는 부업으로 모델 일까지 병행하고 있다. 미스터 월드 출전도 함께 작업했던 사진작가의 권유 때문이었다. "준비할 시간이 부족해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1등을 차지해 본선대회에 출전하게 됐어요. 운이 좋았죠."
데호야는 6회째를 맞는 이번 미스터 월드의 타이틀에 강한 의욕을 보이며 아시아의 자존심을 세우겠다는 굳은 결의를 나타냈다. 지난달 예정됐던 군 간호장교 최종 면접시험도 대회 이후로 미룰 정도다. "필리핀, 아니 아시아 최초로 미스터 월드 자리를 차지할 거예요."
경주=박민식 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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