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잠하던 한나라당 세종시 중진협의체가 요즘 부쩍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특히 친이계가 최근 '일부 부처 세종시 이전안'을 절충안으로 적극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협의체가 대타협을 이뤄낼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거론된다.
중진협의체의 한 의원은 18일 "친이계는 2, 3개 부처를 이전하는 절충안을 생각하고 있고, 친박계가 수용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친이계가 '부처 이전 백지화'라는 당초 입장에서 일부 양보할 수 있다는 쪽으로 기류가 바뀌었다는 것이다.
친이계 이병석 의원은 이날 열린 중진협의체 4차 정례회의 브리핑에서 "이전 회의에선 수정안과 원안을 주장하는 의견만 나왔으나, 오늘은 당에서 나온 여러 절충안과 대안들을 점검했고, 몇가지 진전된 의견이 제시됐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이어 "합의안 도출을 위한 작지만 중요한 진전이고, 최소한의 실마리를 확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원안 대 수정안'으로 나뉘어 대립해 온 의원들이 절충안들을 논의한 것 자체가 입장 변화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반면 친박계 서병수 의원은 "여러가지 안들을 다시 살펴본 것에 불과하다"며 "어떤 진전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박근혜 전 대표는 여전히 강경한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대변인 격인 이정현 의원은 "우리 입장은 이미 다 밝혔다"며 원안 고수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 친박계 의원은 "박 전 대표가 적당히 타협하면 차기 대선에서 야당의 비판에 대응하기 어렵게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친박계 의원들 사이에서도 "박 전 대표는 끝까지 반대하더라도 친박계 의원들은 절충안을 지지할 수 있게 하는 등 출구를 찾아야 한다"는 타협론이 조금씩 흘러나오고 있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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