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애플의 자랑인 '애플스토어'를 벤치마킹한 '아이폰 스토어'를 5월에 개장한다. 일명 한국판 '애플스토어'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T는 이용자들이 자유롭게 애플의 스마트폰 '아이폰'을 체험해 보고 구입할 수 있는 국내 최초의 체험형 아이폰 매장을 5월 중 서울 광화문 사옥 1층에 개장한다. 이를 위해 KT는 일본 도쿄의 애플스토어를 벤치마킹했다. KT 관계자는 "최근 직원들을 도쿄에 보내 긴자에 위치한 애플스토어를 연구했다"며 "이를 참고로 현재 아이폰 스토어 공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KT가 교과서로 삼은 도쿄 애플스토어를 14일에 다녀왔다.
엘리베이터에 버튼이 없다
도쿄 번화가 중 한 곳인 긴자 산초메(三丁目)에 커다란 흰색 사과가 그려진 6층 건물이 있다. 바로 애플스토어다. 이곳은 애플에서 만든 모든 제품과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보고 구입 및 교육까지 받을 수 있는 애플 백화점이다.
애플은 스티브 잡스 최고경영자(CEO)가 심혈을 기울인 이곳을 자랑으로 삼고 있다. 잡스 CEO는 2003년에 애플스토어를 처음 만들 때부터 각종 제품 배치와 건물 기능까지 직접 관여해 애플의 디자인 정신인 편의성을 최대한 강조했다.
대표적인 것이 승강기다. 사람들로 붐비는 1층 매장을 지나 안쪽에 위치한 승강기에 오르니 버튼이 없다. 대신 완행열차처럼 각 층마다 알아서 멈춘다. 잡스 CEO는 버튼을 최소로 줄여 이용자를 복잡하게 만들지 말아야 한다는 고집을 갖고 있다. 그래서 아이폰은 버튼이 전혀 없는 터치 스크린 방식이며, 맥북 등 애플 컴퓨터도 전원 버튼 외에 별다른 버튼이 없다. 심지어 마우스도 버튼이 하나다.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
제품 전시도 독특하다. 아이폰 및 맥북, 아이팟을 전시한 1층의 경우 누구나 만져볼 수 있도록 허리 높이의 평상 위에 제품들을 올려 놓았다. 또 모든 제품들은 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전원이 켜져 있다. 사용법을 모르면 청색 티셔츠를 입고 있는 매장 직원들에게 물어보면 친절하게 가르쳐 준다. 덕분에 애플 제품을 잘 모르던 사람들도 금방 익숙해 질 수 있다.
2층과 4층은 세상에 나와 있는 애플용 소프트웨어와 주변기기, 액세서리를 모두 모아 놓았다. 각종 헤드폰부터 희한한 스피커, 아이폰 보호용 케이스, 심지어 애플 컴퓨터에 연결할 수 있는 건반악기까지 갖춰 놓아 한 군데서 모든 것을 구매하는 원스톱 쇼핑이 가능하다.
매장에 바(Bar)가 있다
독특한 곳은 2층에 위치한 지니어스 바(Bar)와 아이팟 바이다. 술집 바를 연상케 하는 긴 책상과 동글 의자에 사람들이 편하게 앉아 직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이 곳은 애플의 모든 제품에 정통한 전문가들이 배치돼 있어 무엇이든 물어볼 수 있다.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4, 5층에 위치한 '원 투 원'(One to One)도 유사한 곳이다. 이 곳은 이용자들이 인터넷으로 사전 신청을 하면 각종 제품 기능과 소프트웨어 사용법 등을 1 대 1 방식으로 무료 교육한다. 이날도 여러 명의 중년 여성들이 맥북을 펴놓고 직원들의 설명을 열심히 듣고 있었다. 한마디로 고객의 눈높이를 감안한 개인 맞춤형 교육이다. 애플스토어 관계자는 "한 번에 40~50명이 원 투 원 교육을 신청할 때도 있다"며 "3층 극장과 5층 전문 스튜디오를 활용해 교육을 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도 자주 방문
이처럼 제품 판매부터 사후 관리까지 체계화된 도쿄 애플스토어는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의 외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도 자주 찾는 곳으로 유명하다. 그는 도쿄에 들리면 혼자서라도 꼭 애플스토어를 찾는다. 2008년과 지난해에도 그는 애플스토어에 들려 여러 제품을 눈여겨 봤다고 한다. 삼성 관계자는 "제품을 구매하지 않아도 사용해 볼 수 있어 여러 번 찾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매장의 달라진 부분을 금방 알아볼 정도"라고 전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애플은 국내에 애플스토어를 만들 계획이 없다. 철저한 시장 논리를 따라 가다 보니 이용자가 많은 미국, 일본, 중국 등에만 개설했다. 박정훈 애플코리아 차장은 "미국, 일본은 애플 이용자가 많아서 애플스토어를 운영하는 것"이라며 "국내의 경우 아이폰 때문에 이제 겨우 애플 이용자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국내에서는 KT가 아이폰 스토어를 통해 애플스토어의 부재를 메워줄 전망이다. KT 관계자는 "KT의 아이폰 스토어는 도쿄 애플스토어에 못 미치지만 기존과 다른 휴대폰 체험 판매 및 사후 관리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쿄=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 스마트폰 콘텐츠 개발자 지원 KT "에코노베이션 센터 건립"
스마트폰 열풍으로 통신시장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KT는 그 해답을 IT벤처기업들과 협력을 통한 오픈생태계(Open Ecosystem)에서 찾았다.
KT는 17일 서울 삼성동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IT CEO 포럼을 열고 IT벤처 대표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0년 화두는 오픈(개방), B2B(Business to Business), 스마트폰"이라며 "스마트폰 열풍에 따라 콘텐츠 개발자 지원을 위한 에코노베이션(Ecosystem+innovation) 센터를 건립하는 등 오픈생태계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오픈생태계 지원 방안으로는 IT CEO포럼 회원 약 1,000개사에 기획 및 마케팅 통계를 제공하고, 공간을 지원하며, 개발환경, 오픈마켓, 펀드 조성을 제시했다.
김일영 KT 기업센터 부사장은 "아이폰이 보급되고 무선데이터 이용이 144배나 증가했다"며 "무선 유비쿼터스 시대가 왔다"고 말했다. 김 부사장은 "앞으로 KT는 아이디어만 갖고 있는 사람이나 1인 기업도 콘텐츠 개발에 참여할 수 있도록 에코노베이션 센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KT가 준비 중인 에코노베이션 센터는 올 상반기 서울 삼성동과 우면동에 각각 설립되며 앱(App) 개발자에게 온라인 기술과 테스트용 단말기를 지원하고, 개발자 모임 토론 및 회의 장소로도 활용될 수 있도록 24시간 개방된다.
이석채 KT 회장은 이날"KT를 통하면 바로 글로벌로 간다는 대 전제를 실현시키겠다"며 "지금 전 세계가 전쟁인데 KT가 열과 성을 다해 아이디어를 완성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임현주 기자 korear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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