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에 가장 많이 발생하는 질환이 바로 회전근개질환과 테니스엘보이다. 회전근개질환은 어깨 힘줄이 손상돼 생기며 남성에게 주로 나타난다. 오십견과 증상이 비슷해 질환을 방치하거나 잘못된 치료로 인해 손상 범위가 넓어지는 경우가 많아 정확히 진단해야 한다. 테니스엘보는 팔꿈치 안쪽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집안 일을 많이 하는 주부에게 흔하다.
이 두 질환의 공통점은 질환이 악화해 수술해야 할 정도가 아니라면 확실히 치료할 수 있는 요법이 없다는 점이다. 하지만 최근 '체외충격파 시술'과 '혈소판 풍부 혈장(PRP) 주사요법' 등 비수술 요법의 도입으로 회전근개질환과 테니스엘보를 초기에 제대로 치료할 수 있게 됐다. 특히 피부과 영역에만 도입됐던 PRP 주사요법이 정형외과 영역에 도입되면서 비수술적 방법이 더욱 간편해지고 쉬워졌다.
관절ㆍ척추 전문 연세사랑병원 어깨&상지관절센터 성창훈 원장의 도움말로 어깨질환의 최신 비수술 요법을 알아본다.
어깨를 감싸고 있는 견갑하건, 극상건, 극하건, 소원건 등 4개의 힘줄을 합해 '회전근개'라고 한다. 이 힘줄에 변형이 오는 것을 회전근개염증이라 한다. 회전근개에 염증이 생기면 팔을 들어 올리거나 옆으로 돌리는 등의 동작에서 통증을 느끼게 되고 심하면 밤에 제대로 자지 못할 정도로 아프다.
테니스엘보는 후라이팬을 많이 사용하는 주부에게서 발생한다고 해 '팬(pan)엘보'라고도 불리는데, 팔꿈치부터 손목에 이르는 인대에 염증이 생겼거나 파열돼 통증이 생긴다.
이들 두 질환의 공통점은 관절 자체가 손상된 것이 아니라 힘줄과 인대의 염증으로 통증이 생긴다는 것이다. 따라서 초기 진단과 함께 정확히 치료하면 굳이 수술하지 않아도 쉽게 치료할 수 있다. 대표적인 치료법이 체외충격파 시술과 PRP주사요법이다.
체외충격파 시술은 원래 요로결석을 깨는 데 쓰였던 시술법이다. 회전근개질환 오십견 테니스엘보 석회화건염 등의 치료로 사용되면서 염증 치료는 물론 혈관이 다시 만들어지도록 도와 통증을 줄인다. 통증을 일으키는 병변 부위에 1,000~1,500회의 충격파를 쏘아 혈관이 다시 만들어지도록 하고 주위 조직과 뼈를 활성화시켜 통증 감소와 조직의 기능을 개선토록 한다. 이 시술은 마그네틱 파장을 정확히 병변 부위에만 지속적으로 쬐므로 치료 효과가 크다. 1주일 간격으로 3~5회 정도 시행하며 시술 시간이 20분 정도라 곧바로 일상생활을 할 수 있고 반복 시술해도 문제가 없다.
실제로 연세사랑병원 어깨&상지관절센터가 2007년 10월~2009년 8월 수술이 필요하지 않는 어깨통증 환자 1,000여명에게 체외충격파 시술을 한 결과, 시술 환자의 70% 이상에게서 통증이 줄어들고 어깨 기능이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PRP 주사요법은 재생능력이 탁월한 혈소판의 성질을 이용해 염증 부위를 치료한다. 혈소판에는 TGF나 PDGF 등과 같은 각종 성장인자가 많아 이를 손상된 인대나 근육, 연골에 주사하면 세포 증식, 콜라겐 생성, 상피세포 성장촉진, 신생혈관 재생, 상처치유 등의 효과를 볼 수 있다. 환자 혈액에서 PRP를 추출하는 과정은 간단하다.
환자 피를 20~30㏄ 뽑아 혈장과 혈소판, 혈구로 분리한 뒤 2~3㏄의 혈장(혈소판이 120만개 이상)을 주입한다. 인대나 힘줄 등과 같은 조직은 1주일 간격으로 1~2회 시술하면 효과가 나타난다. 자기 피를 뽑아 주입하므로 부작용이 없고 연골세포 활성도가 높고 연골이 파괴되지도 않는다. 시술이 아주 간단해 시술 후 곧바로 일상생활에 복귀할 수 있다.
연세사랑병원은 특히 PRP 주사요법을 정형외과 영역에서 국내 처음으로 도입해 수술을 하지 않고도 스포츠 활동으로 인한 인대손상 등을 효과적으로 치료하고 있다. PRP 주사요법은 아직 한국에서는 생소하지만 미국ㆍ유럽 등에서는 활발히 시술되고 있다. 최근 이탈리아 리졸리 정형연구소는 PRP 주사요법을 받은 환자 100명을 추적ㆍ조사한 결과, 60대 이하에서는 80%, 60대 이후엔 30%의 통증 개선 효과를 얻었다.
이 요법은 어깨관절 질환뿐만 아니라 무릎인대 손상, 족저근막염, 아킬레스건염 등을 치료하는 데에도 좋아 다양한 관절 치료에 쓰이고 있다. 성 원장은 "PRP 주사요법은 본인의 혈액을 이용하기에 부작용이 없고 1회 시술이 30분 안팎이어서 바쁜 현대인에게 알맞은 치료법"이라며 "하지만 힘줄이 크게 파열되거나 주변 근육이 손상되는 등 손상 정도가 크다면 수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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