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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수의 한은號 향방은/ 최종 낙점 배경은 MB노믹스 이해·글로벌 마인드 '후한 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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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수의 한은號 향방은/ 최종 낙점 배경은 MB노믹스 이해·글로벌 마인드 '후한 점수'

입력
2010.03.19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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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한국은행 총재 하마평에서 김중수 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가 1순위였던 적은 별로 없었다. 꾸준히 후보군에 거론되기는 했었지만, 늘 2,3 순위였을 뿐이다. 때문에 일각에선 "최선이 없다 보니 차선을 택했다"는 말이 나온다.

사실 한은 총재는 일찌감치 어윤대 국가브랜드위원장의 몫인 듯했다. 본인의 의지도 강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어 위원장의 한은 총재 행에 차질이 빚어지기 시작한 것은 지난달 초.

민주당이 한은 총재도 인사청문회 대상에 포함시키는 한국은행법 개정안을 발의하면서다. 사실상 유력 후보인 어 위원장을 겨냥한 법안이나 다름 없었고, 곳곳에서 "청문회를 도입해야 한다"는 요구가 빗발쳤다.

비록 국회에서 한은법이 통과되지는 못했지만, '도덕성' 부분을 검증하는 청문회 논란은 이런 저런 시비거리를 안고 있는 어 위원장에게는 치명타가 됐다는 것이 중론이다.

"국회 청문회는 무산됐지만 여론청문회는 비껴가기 힘들 것"이란 얘기가 나왔고, 결국 '어윤대 카드'는 물 건너가게 됐다. 일각에선 "처음부터 어윤대씨는 아니었다"고 말하는 이도 있다..

이후 다크호스로 등장한 것이 강만수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 MB노믹스의 상징적 인물이다. 특히 현 정부 초대 기획재정부장관을 지낼 당시 환율ㆍ통화정책 등을 두고 한은과 대립각을 세웠다는 점에서, 파괴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점쳐졌다.

심지어 이 달 초 금융시장에 강 위원장의 한은 총재 내정설이 퍼지면서 채권시장와 외환시장이 들썩거리는 소동까지 빚어졌을 정도. 하지만 기획재정부 장관에서 조기 낙마한 강 위원장을 한은 총재로 쓸 경우, 역풍이 클 수 밖에 없어 이 카드 역시 최종 단계에서 접게 됐다는 후문이다.

차ㆍ포가 모두 떨어져 나간 상황에서 청와대의 선택 폭은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결국 유일한 대안은 김 대사 뿐이었다. 한은사정에 밝은 인사들은 김 대사 낙점이유로 ▦현 정부 초대 경제수석을 지내 MB노믹스에 대한 이해가 높은데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을 지내는 등 거시경제흐름을 잘 알고 ▦원만한 성격으로 한은 내부 및 정부와의 관계에서도 큰 마찰이 없을 것이란 점 등을 꼽고 있다.

여기에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국제금융을 전공한 김 내정자의 글로벌 마인드도 후한 점수를 받았을 것이란 평가다.

일각에선 관료그룹에서 그를 적극적으로 밀었다는 얘기도 들린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공ㆍ사석에서 여러 차례 한은 총재의 자질로 '도덕성'을 언급한 것은, 사실상 어윤대 위원장에 대한 공무원들의 거부정서를 반영한 것이란 평가다.

한 금융계 고위인사는 "관료들로선 어윤대위원장이나 강만수위원장 같이 강한 인물이 오는 게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며 "편한 파트너로서 김 대사를 적극 밀었다는 소문이 있다"고 말했다.

이영태 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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